작년 말 첫 번째 테스트를 진행하며 모바일 트레이딩 카드게임(이하, TCG)의 새로운 장을 연 '마비노기 듀얼'이 2월 11일부터 2차 CBT에 들어갔습니다. 마비노기 듀얼은 마비노기의 IP를 활용한 TCG로, 그 동안의 모바일 카드게임과는 달리 카드를 강화시키는 요소가 없으며 5가지 속성과 자신의 전략을 생각하며 구성한 덱으로 전투를 벌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즐기던 TCG를 모바일 환경으로 옮긴 오랜 만의 정통 TCG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마비노기 열혈 유저인 기자가 마비노기 듀얼에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친숙함입니다. 전설의 세 용사, 서큐버스, 퍼거스, 데브캣 김동건 본부장을 대표하는 캐릭터 '나크'까지 전작인 마비노기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익숙한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스토리 역시 전작의 무대인 '에린'과는 다른 '또 다른 에린'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전작과 연계되는 요소도 많습니다. 여전히 몹쓸 수리 실력을 자랑하는 대장장이 '퍼거스'나 한 턴에 두 번 화살을 발사하는 마리에게 "인간이 아니군"이라고 말하는 쉐이리 제메라의 대사 등이 대표적입니다.
배틀에서도 원작을 잘 반영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정 턴이 지나면 곰으로 변해 강력해지는 타르라크, 매 턴마다 "아이쿠, 손이 미끄러졌네!"를 외치며 임의의 적의 방어도를 없애버리는 퍼거스, 일정 생명력 이하가 됐을 때 노출도 높은 의상으로 변하는 '서큐버스 X' 등 전작을 알고 있는 유저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요소로 가득합니다.
|
"12장만 뽑아!" 쉽고 자유로운 덱 만들기
마비노기 듀얼은 30~50장의 덱에서 끊임없이 다른 카드를 드로우해가며 플레이하는 보통의 TCG와 다르게, 드로우 없이 손에 든 12장의 카드를 이용해 배틀을 벌입니다. 카드 종류에는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진 5개 진영의 소환수 카드와 주문 카드가 있으며, 자기가 구성하고자 하는 덱의 콘셉트에 맞게 12장을 적절히 구성해야 합니다.
먼저 '소환수 카드'는 전장에 불러내 자신을 보호하거나 상대방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기본적으로 생명력과 공격력을 가지며, 일부 카드는 생명력과 별도로 '방어' 수치를 갖고 있습니다. 단순히 공격, 방어의 역할만 하는 카드도 있지만, 소환수 전체의 공격력을 높이거나 자기 앞에 소환수가 소환되면 적 전체를 공격하는 등의 특별한 효과를 발휘하는 소환수들도 있습니다. 특수 효과를 잘 사용하면 유리한 상황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으며, 불리한 상황에서도 한 번에 전황을 역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주문 카드는 전장에 일시적인 효과를 주는 카드가 주를 이룹니다. 단순히 소환수나 영웅을 공격하는 주문도 있지만, 상대방의 소환수를 일시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거나, 소환수의 공격/방어를 높이거나 낮추는 등 특별한 효과를 지닌 주문도 있습니다. 주문 카드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소환수 카드의 특수 능력과 연계해서 사용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
자원은 자신의 턴이 돌아왔을 때, 자원 얻기 커맨드를 사용했을 때, 카드를 무덤에 버릴 때, 특정 카드의 효과가 발동했을 때 얻을 수 있습니다. 유저는 최대 3가지의 자원을 조합하는 덱을 구성할 수 있으며, 원한다면 1, 2가지 자원으로만 구성된 덱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단일자원 덱은 자원 수급이 쉬운 만큼 초반 러시에 강하고, 3가지 자원으로 구성된 덱은 초반만 버티면 후반에 매우 유리해집니다.
카드를 12장만 사용하는 만큼 덱에 카드가 없어서 지는 '덱사'를 우려하는 게이머가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마비노기 듀얼에서는 그럴 걱정이 없습니다. 무덤에 간 카드를 다시 불러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사용한 카드를 무덤에서 불러낼 때마다 다음에 사용할 때 필요한 자원이 하나씩 늘어납니다. 단일자원 덱이 후반으로 갈수록 불리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게임에서는 초보자에게 단일자원 덱보다는 3가지의 자원으로 구성된 덱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마비노기 듀얼의 배틀에는 '레벨'이 존재합니다. 소환, 주문, 자원획득 등의 행동을 하면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데, 일정량 쌓이면 레벨업 할 수 있습니다. 레벨은 최대 3까지 올라갑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한 턴에 움직일 수 있는 횟수가 늘어나고, 카드도 강력해집니다. 하지만 자원소모도 그만큼 더 커지므로 자원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
기자는 초반에 상대방의 자원을 강탈하고, 후반에 모은 자원으로 강한 소환수를 뽑으며 압박하는 타입입니다. 반대로 제 친구는 자원을 수집하는 카드를 쌓아 초반에 자원을 쌓고, 강력한 주문으로 상대방의 전장을 정리한 뒤, 마무리 짓는 타입입니다. 누가 플레이하든 쉽게 자신의 생각대로 덱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은 마비노기 듀얼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
내 카드가 없어도 된다! 다양한 게임 모드
마비노기 듀얼에는 다양한 게임 모드가 있습니다. 다른 카드 게임처럼 자신의 카드만 사용할 수 있는 모드도 있는 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덱을 만들어 즐기는 모드도 있어 자신의 카드가 부족해도 마비노기 듀얼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가장 처음 접하게 되는 스토리 모드는 스토리에 따라 마주치는 여러 상황을 주어진 덱으로 해결하는 모드입니다. 초반 튜토리얼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게임을 잘 모르는 초보자를 위한 모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랜덤 드래프트 챌린지는 카드를 빌려 그 자리에서 자신이 사용할 덱을 만들어 배틀을 벌이는 모드입니다. 과금 없이도 다양한 카드를 경험해볼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뿐만 아니라 게임에 익숙한 유저에게도 추천하는 모드입니다.
|
|
카드 교환은 조금 독특합니다. 유저들이 임의로 카드의 가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카드의 가치가 자동으로 매겨집니다. 서로가 내놓은 카드의 가치가 다르면, 가치가 낮은 카드를 제시한 쪽이 가치 차액을 골드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이 때문에 한 쪽이 공짜로 카드를 넘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새로운 재미를 주는 모바일 카드 게임, 마비노기 듀얼
12장의 카드를 계속 굴려가며 벌이는 듀얼은 쉬우면서도 재미있습니다. 다만 익숙해지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쓸 수 있는 카드 수가 적은 만큼, 카드 하나 하나의 존재가 크기 때문이죠. 한 장의 카드가 전황을 뒤집는 열쇠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잘못 가져간 한 장의 카드가 패배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만큼, 한 번에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카드가 각광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착실히 소환수를 쌓아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나가도, 상대가 강력한 주문 카드로 내 전장을 쓸어버리고 소환수로 배틀을 끝내버리면, 그것만큼 허무한 패배도 없습니다. 실제로 이런 상황은 꽤 자주 벌어집니다. 과금을 많이 해 여러 종류의 카드를 가진 유저가 훨씬 유리한 것은 자명한 일이겠지요.
TCG라는 장르 자체가 과금을 거의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이상 이는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만, 과금 자체에 거부감을 유저들이 있는 만큼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2차 CBT 기준으로는 다양한 카드를 직접 써볼 수 있고, 성적에 따라 쿠폰과 카드도 얻을 수 랜덤 드래프트 챌린지와 랜덤 드래프트 아레나 등을 통해 과금에 대한 압박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비노기 듀얼'은 단순히 카드를 강화시키고 자동 전투에 의존하면서 'TCG'라는 이름을 붙여온 다른 카드 게임과는 달리 제대로 된 TCG의 재미를 보여줍니다. 그 동안의 모바일 카드 게임에 환멸을 느낀 게이머나 TCG를 시작하고 싶었지만 높은 진입장벽에 망설였던 유저라면 17일까지 진행되는 마비노기 듀얼의 2차 CBT를 시작해보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