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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부족한' 풋볼매니저 온라인, 앞으로의 행보는?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5-01-29 15:02



게임의 개발을 알린지 어느새 4년, 수차례의 테스트를 거친 풋볼매니저 온라인이 '파이널 테스트'라는 이름으로 최종 점검을 마쳤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게임의 안정성, 신규 콘텐츠, 밸런스 등에 대한 전반적인 확인 작업이 있었다. 개발자들이 한국에 직접 방문해 마지막 테스트의 과정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수정했으며,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분주하게 서비스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테스트를 마친 풋볼매니저 온라인은 여전히 미완성의 느낌이 강했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파이널 테스트인데 이번 테스트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또 다시 테스트를 진행할 의사가 있는지'란 질문에, '일단 이번 테스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는데, 과연 세가가 어떤 평가로 이번 테스트를 마무리할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풋볼매니저 온라인이 그저 그런 게임이란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파이널 테스트를 마치고 오픈베타를 할 수 있는 수준과 완성도를 갖췄는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거 테스트 결과와 체험의 결과를 통해 아직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풋볼매니저 온라인은 무엇 보다 원작의 그늘을 벗어나는 것이 큰 숙제 중 하나다. 원작인 PC버전의 풋볼매니저는 '3대 마약 게임'으로 불리기도 하고 축구게임의 양대 산맥인 위닝, 피파 시리즈와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축구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버전이 발매된다고 알려졌을 때 높은 기대감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풋볼매니저 온라인은 풋볼매니저와 다른 노선으로 개발 방향성을 잡고 개발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 풋볼매니저에서 유저는 감독이라면, 풋볼매니저 온라인에서는 '감독+구단주'의 역할이고, 팀에 소속된 선수가 아닌 각각의 독립적인 선수들로 팀을 꾸려 자신만의 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문제는 게임의 진행 과정에 있다. 풋볼매니저에서 유명 팀으로 시작하면 넉넉한 이적 자금으로 스타급 선수를 보유하고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만약 유명 팀이 아니더라도 값싸고 저렴한 유망주를 임대 혹은 자유 이적으로 영입해 먼 미래를 두고 팀을 육성해 나갈 수 있다. 반면 풋볼매니저 온라인에서는 시작할 때 주어지는 1명의 선수를 가지고 소위 '동네 축구단'을 이끌어야 한다.

그렇다면 먼 미래를 보고 팀을 육성해야 하는데, 선수를 모으고 키워나가는 방법이 너무 제한적이다. 상점에서 선수를 구입하면 간단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아직 이적 시장의 개념이 없어 누구를 어떻게 어떤 포지션에 투입해야 할지 장기적 계획을 마련할 수 없다는 의미다. 유저들은 감독과 구단주의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축구를 좋아하고 시장을 파악하고 있다 할지라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적다. 팀의 레벨을 올려서 스카우터 능력을 강화하거나 돈을 모아 선수를 뽑는 것으로 귀결되는데, 장기적 차원에서 유저들의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상점과 뽑기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 풋볼매니저 온라인에서 유저들이 팀을 성장시켜 나가는 방법이 너무 먼 미래와 앞에 있다는 것이다. PC게임인 풋볼매니저를 200시간 이상 즐기면 약팀도 어느 정도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을 10시간 혹은 20시간 이상 즐기면 나아진다고 유저들에게 이야기해도 초반 허들이 너무 높으면 유저들은 이를 받아들이거나 이해해주지 않는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선수를 키워 자신만의 특화 선수를 만들어 가는 방법인데, 이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를 키우기 위해서는 다른 유저 혹은 인공지능 팀과 대결을 해야 하는데, 쉬운 문제가 아니다. 에이전트 역시 경기를 많이 즐겨야 강팀과의 매치가 가능한데, 초반에는 우리 약팀으로 이길 수 있는 역시 '동네 축구단'들이다. 지더라도 호날두나 메시의 팀과 한번쯤 경기를 펼쳐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될 수 있고, 목표 의식을 가지게 되는데 초반에 유저들의 팀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너무 제한적이다.

풋볼매니저가 그러했듯 풋볼매니저 온라인은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의 노하우를 살려 축구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게임을 이리저리 만질 수 있는 게임이 되어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29일 추가되는 피파온라인3의 클럽 시스템과 비교해도 부족한 모습이다. NHN엔터테인먼트의 풋볼데이와 비교해도 쉽게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분데스리가의 라이센스는 그렇다 치더라도 선수를 모았을 때의 메리트도 없고(케미스트리 시스템은 구현 예정),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위해서는 1군과 2군 경기를 번갈아가면서 진행해야 하는 꼼수를 사용해야 하는 등 아직 완성도를 논하기는 부족하다.

풋볼매니저 온라인 개발자들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단순히 선수 뽑기 게임은 만들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풋볼매니저가 그러한 게임이 아니며, 유저가 만들어가는 선수와 팀에 따른 전략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풋볼매니저 온라인은 게임의 초반 허들이라고 표현하기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축구를 좋아하고 풋볼매니저의 팬들이 게임을 처음 접하더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제한되어 있는 게임으로 느껴진다. 좋은 기획과 시스템들이 초반이 아닌 후반부에 몰려 있어, 유저들이 이를 제대로 체험해보지 못하고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은 풋볼매니저 온라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서비스 되고 있는 게임들과의 경쟁도 펼쳐야 하고 원작인 풋볼매니저의 그늘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운영의 묘를 살려 다양한 이벤트로 유저들을 끌어줄 수는 있겠지만 아직 게임의 뼈대가 튼튼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풋볼매니저 온라인이 다음 행보로 어떠한 선택을 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호경 게임인사이트 기자 press@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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