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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무관' 유재석, 올 방송사 연예대상 맞상대는?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4-12-23 08:05



올해의 연예대상. '킹' 유재석은 무관을 벗어날 수 있을까.

유재석에게 지난 해는 조금 생소했다. 지난 2005년 KBS 연예대상을 시작으로 무려 2012년 SBS 연예대상까지 8년에 걸쳐 무려 9번의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주인공. 지난해는 빈손으로 돌아갔다. KBS와 SBS는 각각 '개그콘서트'의 김준호,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에게 수상의 영광을 안겼고, MBC 대상은 비 예능인에게 돌아갔다. 육아 예능의 부흥을 이끈 '아빠, 어디가?'가 너무나도 막강한 상대였다. 유재석은 수상자가 호명될 때마다 진심을 다해 박수를 치며 쿨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그의 존재감이 적지 않았기에 많은 이들에게 '무관 유재석'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해를 쉬어간 그가 올해에는 다시 대상 수상의 영광을 얻을 수 있을까.


MBC 유재석 vs 김구라, 유재석 우세

MBC에서 유재석과 맞설만한 상대는 김구라다. 김구라는 MBC와 연이 깊다. '라디오스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입담으로 존재감을 보였고, '세바퀴'의 개편에도 살아남는 강한 생존력을 과시했다. 이밖에 종영의 아픔을 맛보긴 했지만 '사남일녀'로 서장훈 김재원 이하늬 등과 농촌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 한 해에만 MBC 예능 프로그램을 3개나 소화했다는 점은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 이 뿐 아니라, MBC 방송연예대상의 MC부문 최우수상(2010), 특별상(2011), 인기상(2013) 등 다양한 상을 받으면서 '대상'의 고지도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MBC에서 유재석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MBC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무려 400회나 이끌어온 장본인이다. 멤버들이 불미스런 일로 내홍을 겪을 때도 팀을 든든하게 견인했다. 또한 '무한도전' 장기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일주일에 최소 사나흘은 '무한도전' 녹화와 아이디어 회의에 할애하는 그다. 그런 노력과 열정이 '무한도전'을 MBC의 대표 예능으로 만들어낸 것힘이었다. MBC가 100% 시청자 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만큼 엄청난 팬덤까지 보유한 '유느님'의 대상 수상이 조심스레 점쳐진다.


KBS 유재석 VS 이휘재, 이휘재 우세

유재석은 유독 KBS 연예대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5년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 매년 대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번번이 '1박2일'의 기세에 눌렸다. 2012년엔 '안녕하세요'와 '불후의 명곡'을 진행하고 있는 신동엽, 지난해에는 오랫동안 '개그콘서트'를 이끌어 온 김준호에게 밀리기도 했다. 사실 연예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들은 주말 버라이어티에 몰리는 경향이 짙다. 광고 단가가 높은 프라임 시간대 전쟁터인 만큼 예민한 부분이다. KBS 입장에서 자사 주말 버라이어티를 위협하는 토요 예능 MBC '무한도전'과 일요 예능 SBS '런닝맨'을 이끄는 유재석에게 장수 토크쇼를 진행한다해도 선뜻 대상을 주기 어려운 이유다. 또 유재석의 신작 '난 남자다'가 초반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

올해 KBS 일등공신 프로그램을 꼽자면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다. 추사랑, 쌍둥이에 이어 삼둥이까지 매회 이슈를 몰고 다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2013년 추석특집 파일럿으로 방송된 이후 KBS 일요 예능을 책임졌다. 아빠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육아의 '로망'이 아닌 현실 속 우왕좌왕한 리얼 육아를 보여줬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샀다. 현재 24주 연속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차지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휘재의 힘이 컸다. KBS가 뒤늦게 육아 프로그램에 나섰을 때 이휘재는 목도 가누지 못하는 생후 4개월 쌍둥이를 돌봤다. 아빠 홀로 48시간 아기들을 그것도 쌍둥이를 돌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 이휘재는 육아에 헌신하는 진정성있는 모습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정착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1등 프로그램으로 거듭났으며 출연을 고심하던 송일국과 삼동이의 섭외도 가능케했다. 이와 함께 이휘재는 장수 예능정보 프로그램 KBS '비타민' MC로서도 꾸준히 활약해왔다.



SBS 유재석 VS 이경규, 막상막하

SBS는 좀처럼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해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이 받은 이후, 올해 유재석과 이경규의 이파전으로 좁혀진 것만은 분명하다. 유재석은 SBS 일요 프로그램 '런닝맨'을 4년 째 이끌고 있다. 유재석은 '런닝맨'에서 지석진 김종국 송지효 하하 이광수 등을 이끌며 리더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런닝맨'은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까지 진출한 SBS의 효자 프로그램이다. SBS가 제작에 참여한 중국판 런닝맨은 중국 50대 도시 기준 평균시청률 2%대, 분당 최고 시청률 7.09%까지 차지하며 5주 연속 주간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SBS 연예대상에서 이경규는 거침없었다. 토크쇼 하락세를 걷는 요즘 '힐링'을 내세우며 독보적인 토크쇼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힐링캠프'에서 자칫 게스트 홍보쇼로 전락할 우려를 씻을 속시원한 질문으로 시청자들의 가려운 속을 긁어줬다. 까다롭고 예민한 톱스타들도 그의 소신있는 질문에는 유순해진다. 또 SBS '글로벌 붕어빵'의 MC를 2009년부터 맡아오기도 했다. 지난 91년 MBC 방송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쥔 뒤 무려 30년 넘게 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이경규가 올해도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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