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엿보기] 2막 맞는 '칸타빌레', 주원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11-12 05:51



주원의 어깨가 무겁다.

KBS2 월화극 '내일도 칸타빌레(이하 칸타빌레)'가 반환점을 돌았다. 이제까지 원작 만화 및 일본판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와의 비교, 예상만 못한 시청률, 설내일(심은경) 캐릭터 논란, PPL 논란 등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칸타빌레'다. 하지만 비 온뒤 땅이 굳는 법. 더욱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2막을 열었다. '칸타빌레'의 2막이 기대되는 이유를 짚어봤다.


사진제공=그룹에이트
원작과 달라도 나름의 맛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칸타빌레'는 원작과 다르다.

원작과 일본판 드라마가 '클래식 음악'에 중점을 뒀다면 '칸타빌레'는 클래식 학도들의 꿈과 우정, 그리고 사랑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전격 클래식 드라마'를 표방했던 이 작품이 결국 청춘 멜로물과 비슷한 형태를 보인다는 점은 어떤 측면에서는 조금 아쉬울 수 있겠으나 한편으로는 매력일 수 있다. 그 나름의 맛이 있다는 것이다.

먼저 원작에는 없던 새로운 캐릭터, 이윤후(박보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윤후는 차유진(주원), 설내일과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인물. '진부한 한국식 삼각관계가 또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오히려 세 사람의 캐릭터를 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면서 극에 재미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냉미남' 차유진과 '온미남' 이윤후의 갈등, 설내일을 둘러싼 두 '만찢남(만화책을 찢고 나온듯한 남자)'의 신경전, 이윤후의 등장으로 설내일에 대한 진심을 깨닫고 어린아이처럼 긴장하는 차유진의 모습 등이 익숙하지만 색다른 설렘을 제공한다.


청춘들의 성장 스토리도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지난 방송에서는 맛보기가 그려졌다. S오케스트라, A오케스트라가 모두 해체되자 단원들은 차유진을 오해, 새 오케스트라 오디션 보이콧에 돌입했다. 하지만 차유진은 열정으로 운영되는 진짜 오케스트라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블라인드 오디션을 강행하는가 하면, 자신을 적대시하는 정시원(배민정)과 유일락(고경표)에게도 손을 내민다. 설내일에게도 처음 사과를 건넸다. 그 누구보다 단원들을 진심으로 위하는 지휘자로 거듭난 것. 이에 단원들도 그에 대한 오해를 풀고 새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참여했다. 이처럼 앞으로 차유진 설내일 뿐 아니라 오케스트라 단원 한명 한명이 성장해가는 모습이 촘촘하게 그려진다면 반전의 가능성이 있다.


사진제공=그룹에이트
결국 주원에게 달렸다


물론 '칸타빌레'에게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우선 음악이 받쳐줘야 한다. 차유진의 지휘 데뷔곡인 베토벤 협주곡 3번 '영웅'. 이윤후가 지휘자로 나선 S오케스트라의 '맘보' 등이 사용되긴 했지만 아직 메인 테마곡이 없다는 건 아쉬운 점이다.

무엇보다 설내일 캐릭터에 대한 반감을 줄여야 한다. 설내일은 원작에서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우에노 주리와 상이한 캐릭터 해석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조금씩 변화를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해가고 있는 과정. 하지만 이번엔 다소 풀이 죽은 모습이다. 언제나 밝고 사랑스러운 긍정 에너지로 무장한 원작 여주인공 노다메와의 차이도 차이지만, 오버 모드에서 빠르게 진지 모드로 변하다 보니 시청자도 살짝 혼란스럽다. 대본 상의 캐릭터가 급속도로 바뀌면 나이에 비해 아무리 연기력이 뛰어난 심은경이라도 이 간극을 홀로 고군분투하며 좁혀가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또 원작에서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삼각관계인 만큼 배우들 하나 하나 세심한 조정이 필요하다.


사진제공=그룹에이트
이런 상황이라 주원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드라마 설정 과정에 있어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아직 완벽하게 굳어지지 못한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남자 주인공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설내일,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삼각관계의 재해석, 오케스트라의 성장 과정 등을 전반적으로 차유진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주원은 치아키 선배인듯, 치아키 선배가 아닌듯 묘한 경계선상에 있는 차유진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냉미남', '까도남(까칠한 도시남자)'의 틀은 유지하되 자신만의 색을 덧입히는데 성공한 것. 그래서 그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는 상당하다. 후반을 맞는 '칸타빌레'의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다. 제2막을 여는 '칸타빌레'. 성공의 키는 주원이 쥐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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