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예능기획②]'꽃보다~'시리즈가 명품 브랜드가 된 까닭?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4-08-17 16:38 | 최종수정 2014-08-19 08:31



'꽃보다' 시리즈가 이번에도 터졌다.

여행 예능 '꽃보다 청춘'은 3회만에 평균 5.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시청률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이날 순간 최고 시청률 7.0%까지 기록하면서 3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쯤 되면 가히 지상파를 위협하는 케이블 예능 강자라 불릴 법하다.

'꽃보다 청춘'은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의 뒤를 잇는 세 번째 시즌 프로그램.'꽃보다 청춘'에는 할배들이나 누나들보다 어린(?) 청춘들이 등장한다. 90년대부터 2000년대를 주름잡은 아티스트 윤상, 유희열, 이적이 여행에 나선다. 세 사람은 목적지와 출발 일정을 물어볼 참이었던 첫 회동 자리에서 갑작스레 공항으로 가야 했다. 페루에 간다는 사실 조차 그날에야 알았다. 지갑도 빼앗기고, 하루에 한화 10만원이 주어졌을 뿐이다. 그들은 이 돈으로 숙박, 식대, 교통비는 물론 생필품까지 해결해야만 했다. 뿐만이 아니다. 제작진은 이들에게 자유를 준다는 명문 아래 몰래 빠져나와 도망가버렸다.


'꽃보다 할배'나 '꽃보다 누나'에 비해 가혹해진 생존 조건. 하지만 '꽃보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여행에 대한 로망과 성장, 그리고 힐링의 느낌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세 남자들은 한 집안의 가장으로 막중한 책임감에 억눌려 있던 40대의 일상에서 모처럼 벗어났다. 페루라는 공간은 자유이자 힐링 그 자체였다. 그 속에서 유희열은 희희낙락 하며 끼를 맘껏 발산했고, 이적은 감히 눈도 못 마주쳤던 큰 형 윤 상의 신발을 내던져버린다. 이런 자유로운 공기 속에서 윤상은 마음 속에 담아뒀던 자신의 아픔을 동생들에게 고백하는 용기를 낸다.

20년 넘게 지내 온 사이지만 어쩌면 무수한 세월보다 더 많은 것을 공유해 버린 하룻밤. 그러한 과정 속에서 그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접착제가 생겼고 엄두도 못냈던 일들에도 도전할 용기가 생겼다. 40대 청춘의 성장 과정이 좀처럼 접하기 힘든 신비의 나라 페루의 배경과 어울리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꽃보다' 시리즈를 연출해 온 나영석 PD는 앞 선 인터뷰에서 방송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해 "모든 출연자들에 대한 배려"를 꼽았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15일이 넘는 해외여행 버라어이티에서 출연자에 대한 배려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배려는 관찰을 전제하고, 관찰은 관심으로부터 비롯된다. 나 PD는 단순한 해외여행기가 될 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오랜 노하우와 '배려'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꽃보다' 시리즈를 명품 브랜드로 재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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