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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해무' 심성보 감독 "청불로 만든 것, 후회하지 않아"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08-07 08:45


사진제공=NEW

심성보는 신인감독이다. '해무'가 그의 데뷔작이다. 하지만 '해무'에 대한 관심을 보면 그가 신인 감독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감독이 된 봉준호 감독이 제작에 갱까지 심 감독과 함께한데다 연기파 배우 김윤석 김상호 유승목 이희준에 아시아를 삼킨 JYJ의 박유천을 막내로 캐스팅했다. 이 정도면 흥행에 대해서는 마음 놓고 있을 법 하지만 심 감독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후반 작업까지 다 끝내놓고 일이 없어지니까 이제 더 초조하고 걱정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설레이기도 하죠. 대중들이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요. 시사회는 좀 했지만 아직 진짜 대중의 평가를 받지는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작품에 대한 자신감은 넘쳤다. "만약 이 영화가 시상식에 간다면 저는 신인감독상보다는 갱상을 받고 싶어요." 자신과 봉 감독이 함께 한 시나리오에 대해 얼마나 자신감이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2년 반이 넘는 시간동안 심 감독은 '해무'에 빠져 살았다. "2012년 1월부터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것 같아요. 2년 반동안 만들어온거죠. 그렇게 준비해온 영화가 진짜 대중들에게 보여지는데 어떻게 담담하겠어요."

봉 감독에 대한 기대가 심 감독에게 부담으로 다가올만도 하다. 하지만 그는 "봉준호 감독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단정했다. "이야기를 만드는데 있어서 그 부분은 고려해야할 부분이 아니죠.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 집중해야하니까요. 물론 그런 것들은 제가 이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을 때부터 올 운명 같은거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불만이나 걱정이 있었으면 이 영화를 못했겠죠."


사진제공=NEW
'해무'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15세 관람가를 받은 '군도'나 '명량'보다는 흥행에 불리한 조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심 감독은 흥행 때문에 작품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선택의 순간이죠. 잔인한 장면을 줄이거나 베드신을 빼는 방법으로 15세 관람가를 받아서 관객의 폭을 늘일 수는 있겠죠. 하지만 원래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나 느낌을 충실히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관객들도 더 깊은 공감을 할 수 있는거죠. 흥행적인 판단이 아니라 영화적인 판단을 한 거죠. 지금도 후회는 없어요."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전진호도 '해무'를 보는 쏠쏠한 볼거리다. "대부부의 이야기가 배 안에서 이야기되기 때문에 공간적인 재미가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우선은 적당한 크기의 배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했죠. 찾다보니 안강망 어선이 알맞더라고요. 안강망 어선은 보름 정도 바다로 나갔다가 뭍에 돌아와서 3박4일 정도 쉬고 다시 나가는 일상을 반복해요. 그런 조업방식이 우리 영화와도 잘 맞았죠. 어선의 크기도 중간급이었고요. 특별히 닻이 있다는 것도 좋은 부분이어서 내러티브적으로도 의미있게 쓰일 수 있겠다고 봤죠. 배의 디자인은 어창 부분을 빼고는 그대로 갔었던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 공간적 이질감을 주면 안되니까요."

애정이 많은 만큼 심 감독의 '해무'에 대한 마음은 애틋할 정도다. "배우나 스태프들과 같이 영화를 보면서도 '그때 그랬지' 하면서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우리들만 아는 디테일을 보고 의미심장해 하기도 하고 그래요. 그때를 생각하면 흐뭇하고 때로는 촉촉히 젖어오기도 하고 그렇죠."


심 감독이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사랑'과 '범죄'다. "늘 제가 좋아했던 소재가 '사랑'과 '범죄'였어요. 범죄도 형사나 외부자의 시선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자의나 타의 혹은 우연에 의해서 휘말리게되는 시점을 좋아해요. 그 안에서 두려움 후회 등을 표현하기 좋거든요. 저와 잘 맞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이야기들을 앞으로도 계속 만들고 싶어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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