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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시 윌리엄즈의 대표작 '유리 동물원', 8월6일~30일 명동예술극장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4-07-27 17:08


◇테네시 윌리엄즈의 대표작 '유리 동물원'. 사진제공=명동예술극장

연극을 보는 이유는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른 느낌을 얻기 위해서가 아닐까. 내용은 다소 무겁지만 가슴에 진하게 남는 여운, 그것이 연극의 존재이유일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진실의 원형을 간직한 연극의 맛은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다.

연극의 클래식을 자주 선보여온 명동예술극장이 미국 작가 테네시 윌리엄즈의 대표작 '유리 동물원'을 8월 6일부터 8월 30일까지 공연한다. 아더 밀러와 더불어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희곡작가인 테네시 윌리엄즈의 대표작으로 작가 자신의 가족사를 모티브로 삼았다.

1930년대 경제 공황기의 미국, 실직과 가정파탄이 만연하던 시절이 배경이다. 힘겨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거의 화려한 기억에 의존하는 어머니 아만다, 내성적인데다 선천적인 불구로 집안에 틀여박혀 유리 동물들과만 지내는 딸 로라, 가혹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험을 동경하지만 집 나간 아버지처럼 가족의 생계를 포기할 수 없어 회사 화장실에서 시를 쓰는 아들 톰. 모두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언가 환상을 꿈꾸는 존재들이다.

자식들이 과거의 영화를 회복시켜줄 것이라고 믿는 아만다는 톰에게 로라의 구혼자를 데려오라고 강요하고, 톰은 마지못해 동료 짐을 집으로 초대한다. 하지만 '잘 나갔던' 고교생에서 물류창고 직원으로 전락한 짐 역시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이다.

단 둘이 있게 된 짐과 로라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짐은 실수로 로라의 유리동물원 유니콘의 뿔을 깨뜨린다. 짐은 갑자기 어색함을 느끼며 자신은 이미 약혼녀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짐이 떠난 후, 톰 또한 아만다와 로라를 버리고 모험을 찾아 오랜 시간 세상을 떠돌아 다닌다. 하지만 그는 그가 버리고 떠난 누나 로라를 평생 잊지 못한다. 유리처럼 쉽게 깨질 수 있는 현실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 그리고 근본적으로 해소될 수 없는 고독의 문제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중견배우 김성녀와 대표 여성 연출가 한태숙의 첫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성녀가 아만다 역으로 나서고, 톰 역은 이승주, 로라 역은 정운선, 짐 역은 심완준이 맡는다. '레이디 맥베스', '오이디푸스'로 유명한 파워와 개성의 여성 연출가 한태숙은 "작품 속 인물들이 직면한 상황이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모든 문제와 맞닿아 있다"면서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끊임없이 갈등하고 반목하는 위태로운 이들의 모습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길 강요당하며 하루하루 살아내는 우리 모습과 순간 겹쳐진다"고 덧붙였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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