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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 싸이의 신곡 '행오버(HANGOVER)'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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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는 말그대로 유튜브 스타라 할 수 있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이슈가 되며 지금의 싸이를 만들어 냈기 때문. 따라서 싸이에게 뮤직비디오는 노래보다 더 중요한 홍보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싸이가 신곡 발표를 유튜브를 통해 가장 먼저 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본격적인 스토리는 뮤직비디오 중반부터 시작된다. 중화요리식당을 찾은 싸이와 스눕독은 소주잔 돌려 마시기 기술(?)을 선보이는가 하면 즉석만남을 한 아줌마들과 노래방에서 광란(?)의 시간을 갖는다. 이때 카메오로 등장하는 지드래곤은 현란한 마이크 잡기 기술을 선보이며 재미를 더한다.
이외에도 뮤직비디오에는 도미노 효과로 폭탄주 제조하기, 술마시기 대결과 러브샷 등 한국인이라면 공감할만한, 외국인들에게는 신기할 법 한 한국 특유의 음주문화가 다양하게 채워져 재미를 더한다. 싸이와 스눕독의 술마시기 대결 장면에서는 2NE1의 씨엘이 카메오로 깜짝 등장해 시선을 붙잡는다.
'행오버'라는 주제에 맞게 뮤직비디오의 마지막은 밤새 술을 마신 스눕독과 싸이가 말끔한 수트차림으로 술집을 나서고 그 뒤로 취객들의 싸움으로 거리가 엉망이 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뮤직비디오는 공개와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유튜브에 공개된 지 불과 13시간만에 유튜브 조회수 500만 건을 돌파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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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오버'는 싸이와 C.BROADUS(스눕독)이 공동작사를 맡고, '강남스타일', '젠틀맨'을 함께했던 싸이와 유건형이 공동작곡을 했다. 또 차은택 감독이 뮤직비디오의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 12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한 연말공연 당시 "신곡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나다운 '양끼'(속칭 '양아치 끼') 있는 노래를 만들 것"이라 선언했던 싸이의 말처럼 그가 평소 강조해온 '양끼'와 '초심'이 잘 살려진 곡이 바로 '행오버'이고, 이같은 메시지를 뮤직비디오에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평이다.
특히 싸이는 멜로디적 요소를 가미했던 '강남스타일', '젠틀맨'과 달리 '힙합 아이콘' 스눕독과 손잡고 주류 팝시장에 더욱 어필할 수 있는 힙합스타일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곡 중간 꽹가리, 장구, 징 등 국악기를 사용한 멜로디를 더해 '한국적'인 색깔을 배치, 곡의 개성을 살렸다. 반복되는 '행오버'라는 후렴구를 통해 '강남스타일', '젠틀맨'에서 두드러졌던 특유의 중독효과도 잊지 않았다.
곡 공개에 앞서 싸이는 8일 오후 7시(현지시각) 미국 ABC의 '지미 키멜 라이브: 게임 나이트'에 출연해 스눕독과의 협업 과정 등을 소개했고 지미키멜, 스눕독과 LA의 한 가라오케로 이동해 '강남스타일'을 함께 부르고 말춤을 추는 등 즐거운 광경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싸이는 스눕독이 피처링으로 참여하게 된 데 대해 "내가 전화로 요청했다"고 한 뒤 "서로 아시아와 미국에 따로 떨어져 있어 각자 파트를 만들고 전화와 인터넷으로 소통했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 촬영을 할 때 스눕독과 처음 만났다"고 싸이가 말하자 스눕독은 "18시간동안 한번의 휴식도 없이 계속 촬영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싸이와 스눕독, 지미키멜은 이후 스튜디오에서 LA의 한 가라오케로 이동해 자리에 있던 팬들과 '강남스타일'을 함께 부르고 '말춤'도 췄다. 마지막에는 여가수 디온워익의 히트곡 '댓 츠 왓 프렌즈 아 포(That's what friends are for)'를 함께 열창하며 우정을 확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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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신곡 '행오버'의 뮤직비디오에 대해 미국 빌보드가 "아주 재미있다"고 평했다. 빌보드는 '행오버'뮤직비디오가 공개된 9일 이에 대해 집중조명하는 칼럼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빌보드는 "도미노처럼 술잔 쓰러뜨리기, 와일드한 노래방, 당구장에서의 쿵푸, 소용돌이치는 댄스비트, 그리고 스눕독이 있다"며 뮤직비디오를 간략한 키워드로 정리했다. 또 "이런 것들은 5분여 분량의 이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일부 익살스러움에 불과하다. 아래의 재미있는 뮤직비디오를 살펴봐라"며 뮤직비디오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어 "'행오버'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2억뷰를 돌파한 후 2주 후 공개됐다. 7주 동안 HOT 100 2위를 기록했던 '강남스타일'은 놀라운 기록"이라며 '강남스타일'의 경이로운 기록을 한 번 되짚었다. 또 싸이가 "아주 감격스럽고도 부담스러운 스코어다. 나는 곧 더 즐거운 콘텐츠로 돌아오겠다"고 말한 소감을 인용, 눈길을 끌었다.
빌보드의 평가와 달리 국내 네티즌들의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좋다는 쪽은 싸이의 B급 유머 코드가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해외에서 뮤직비디오를 보고 한국 유흥 문화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갖게 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평가가 엇갈리는 것 역시 싸이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만큼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한편 싸이는 '행오버'에 이어 올여름 새 싱글이자 타이틀곡 '대디(DADDY)' 발표를 예고해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