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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극과 수목극은 정 반대다. 월화극 '트라이앵글'이 극성이 강한 드라마인 반면, 수목극 '개과천선'은 철저히 현실에 발을 붙인 드라마다.
실제로 '개과천선'은 현실에서 많은 재료를 가져왔다. 지난 8일 방송된 4회에서는 김석주가 담당한 태진건설 경영권 인수전이 긴박하게 그려졌다. 이는 2010년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H건설의 인수전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에피소드다. 14일 방송된 5회에선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를 묘사한 '원유 유출 사고 어민 보상' 사건이 등장했다. 심지어 1회에 등장했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재판 장면에선 현실감을 위해 강제징용 피해자 할아버지 할머니 단역에 보조출연자가 아닌 일반인들을 섭외했다.
사회 부조리에 대한 시각도 현실을 꼭 닮았다. '정치 권력은 유한하지만 돈의 힘은 영원하다'는 드라마 속 악덕 기업의 논리는 안타깝지만 부정하기 힘든 현실이다. 극중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재판에서 패하고, 성폭행을 저지른 재벌 기업 후계자는 교묘한 술수로 피해자와 합의해 풀려난다. 인맥을 동원해 재판에 영향력을 미치고 기업의 이익을 대변해 약자를 짓밟는 차영우 로펌은 현실 사회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사회 분위기에 맞물려 '개과천선'은 사회고발이란 측면에서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명확한 장점을 갖는다.
어두운 돈과 권력에 의해 비틀어지는 세 형제의 관계는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강렬한 캐릭터와 선 굵은 전개, 남성적인 색깔도 '트라이앵글'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드라마를 드라마답게 하는 '드라마의 끝판왕'. '트라이앵글'은 기본기가 탄탄하면 극의 힘이 얼마나 강해지는지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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