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최진혁, 이 남자의 달달함이란.. 로코 킹을 넘보다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4-04-29 08:13



꿈에도 몰랐다.

이 남자가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MBC '구가의 서'에서 간담을 서늘게 한 천년 묵은 여우 구월령으로 SBS '상속자들'에서 왕관의 무게를 너무도 잘 알아서 냉소적인 재벌 김원으로 등장했다. 굵직한 목소리와 조각 체격, 거기에 무게감 있는 역할을 주로 맡은 탓에 배우 최진혁에게는 어느덧 '다크 진혁', '상남자'라는 호칭이 어울리는가 했다.

그런 그에게 하나의 도전이 시작됐다. tvN '응급남녀'의 오창민 역이 제의가 온 것.

"'상속자들'의 종방연 때 '응급남녀'의 포스터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촬영이 너무 이르게 진행 돼 고민도 많았어요. 로맨틱 코미디는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했는데, 좀 더 준비하고 싶은 욕심이 컸죠."

배우들을 보면 작품에 따라 얼굴도 변하는 경우가 많다. 악역을 맡으면, 악역 냄새를 풍기고, 사랑받는 역을 맡으면 웃는 상으로 변한다. 최진혁도 그랬다.

"촬영장에서 스태프들과도 편하고, 이런 부분 때문일까요. 아무래도 로맨틱 코미디를 하니까 현장 분위기가 웃는 날이 많아요. 평소보다 밝아지는 것 같아요. 지효 누나와도 호흡이 좋았고요. (4살 연상인데 어렵지 않았나요?) 제가 원래 나이가 좀 들어보여서 그런지 연상과도 잘 어울려요. 하하."

최진혁은 작품이 끝난 지가 좀 됐지만, 여전히 로맨틱 코미디의 달콤함에 빠져있었다.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은 처음이죠. 저를 보고 그런 역할을 맡기긴 힘들었겠죠. 하하. 정말 하고 싶었던 역이었어요. 그래서 오창민이란 역에 정말 몰입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배우 최진혁이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하며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지난 2006년 KBS2TV '서바이벌 스타 오디션'에서 대상을 받으며 데뷔한 최진혁은 최근 종영한 tvn '응급남녀'의 주인공 오창민 역을 맡아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
사실 이혼한 남녀가 다시 사랑하기란 새로운 사랑보다 어려운 일이다. 공감이 됐을까."저조차도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게 과연 볼 것 안 보고, 안 볼 것 본 두 남녀가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두 사람이 이혼 전에는 집에서만 보다가, 이혼 후에 응급실에서 만나잖아요. 응급실이라는 곳이 매번 새로운 일이 있고,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일도 생기고요. 그런 급박한 상황이 기폭제가 돼 창민이가 진희(송지효)의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거죠.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기도 하고요."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컸던 탓일까. 최지혁은 작가와 감독과도 역할과 연기에 대해 묻고 또 물었다. "창민이 역할이 남자 주인공이면 여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어찌보면 좀 얄미운 역할이기도 하거든요. 초반에 그런 부분이 좀 있었어요. 아름(클라라)이를 좀 헷갈리게 한다고 해야할까. 여지를 주려는 부분이 있었는데, 작가님과 상의해서 그것을 최대한 배제했어요. 아름이가 헷갈라는 부분을요. 같은 남자가 봐도 이 여자, 저 여자한테 여지 남기는 남자, 좀 재수없지 않나요?" 최진혁은 그렇게 '창민'을 만들어갔다. 덕분에 이혼한 남녀가 응급실에서 다시 만나 다시 사랑하게 되는 어쩌면 무리한 설정이 납득되도록 만들었다.

"주연을 해보면서 느끼는데 주연 배우가 갈팡질팡하면 드라마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대한 중심을 잡고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사실 배우로서 준비 시간이 많이 주어진 편이 아니었지만, 연기자로서 강도조절이라고 할까요. 힘을 빼거나, 주거나 하는 부분에 있어서 저 나름대로 많이 노력했는데요. 손 발이 오그라드는 귀여운 코믹한 설정도 넣어보고요."

최진혁은 말하면서도 꽤나 부끄러워한다. 그리곤 베드신이 인상깊었다는 말에 크게 웃었다. "감독님이 저랑 지효 누나랑 찍는데 발만 찍는거에요. 저희도 그 씬 찍을 때 모니터를 보고, 빵 터졌어요. 적나라하기보다 그런 표현이 더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배우 최진혁이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하며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지난 2006년 KBS2TV '서바이벌 스타 오디션'에서 대상을 받으며 데뷔한 최진혁은 최근 종영한 tvn '응급남녀'의 주인공 오창민 역을 맡아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
연이은 작품을 마치고 쉬고만 싶을 줄 알았던 최진혁에게 의외의 답이 나왔다. "빨리 다른 작품도 하고 싶어요." 최진혁은 벌써 차기작에도 관심이 많다고. 거기에 팬미팅 준비도 한창이다. "팬들에게 깜짝 선물로 준비 중인게 있어요. 춤인데요. (어떤 곡인데요?) 그건 비밀인데요. 팬미팅 때 와서 보세요.하하." 첫 국내 팬미팅에 기대가 부풀은 그다.

인터뷰 후기= 4월 27일로 예정됐던 팬미팅은 16일 일어난 여객선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며 미뤄졌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