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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vs'슈퍼맨' 엇갈린 명암, '사랑스런 아빠'에서 갈렸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4-11 05:54


사진제공=MBC

여성 시청자들은 MBC '아빠 어디가'(아빠)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슈퍼맨)에 담긴 아빠들의 리얼한 모습에서 이상적인 남편감을 발견하고, 미래에 꿈꾸는 가정 생활을 그려보기도 한다. 상남자든, 애처가든, 공처가든, 무엇이라도 상관없다. 아빠들은 제각각 다른 매력으로 여성 시청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아이만큼 사랑받는 아빠가 탄생해야 '아빠 예능'의 새로운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 아빠 육아 프로그램 성패의 핵심 요소다. 동시간대 격돌한 '아빠'와 '슈퍼맨'이 자리바꿈을 했다. 미묘하게 갈린 명암은 사랑스러운 아빠를 만들어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에서 갈렸다. 여성 시청자의 눈에서 말이다.

육아예능 열풍의 후발주자로 출발한 '슈퍼맨'은 야금야금 시청률을 올리더니 마침내 원조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일등공신은 역시나 아이들이다. 이름처럼 사랑스러운 사랑이, 신비로운 매력의 하루, 귀여운 서언-서준 쌍둥이. '훈남 형제' 준우-준서.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매력에 미혼 여성들이 더 열광한다.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은 신선한 재미를 주고, 한국말이 부쩍 늘어난 사랑이와 첫 돌을 맞이한 쌍둥이 형제처럼 나날이 쑥쑥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은 흐뭇함을 안긴다.

아이들이 자란 만큼 아빠도 성장했다. 쌍둥이를 안고 행복에 겨워 눈물을 훔쳐내는 이휘재와 애교 넘치는 목소리로 딸과 대화하는 힙합 뮤지션 타블로의 모습을 예전에는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슈퍼맨' 아빠들은 방송을 통해 다른 아빠에게서 육아법을 배우고 실천한다. 여기에 이 프로그램의 진짜 미덕이 있다. 아빠와 아이에게 '슈퍼맨'은 단순한 방송이 아니라, 놓치고 싶지 않은 소중한 일상이자 일종의 육아 커뮤니티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까지 육아에 동참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 같은 보람을 느낀다.

'슈퍼맨'에게 추월당한 '아빠'는 아쉽게도 이런 성장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 기대감 속에 2기가 출범했지만 동시간대 최하위로 뒤쳐지고 말았다. 개구쟁이 민율이, 왈가닥 성빈, 순수한 찬형이, 엉뚱한 리환이, 수줍은 규원이 등 아이들의 캐릭터는 나쁘지 않지만, 맏형 윤후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웠다. 윤후의 리더십에 초반 관전 포인트를 두다 보니, 아빠들의 이야기가 아이들의 에피소드와 조화롭게 어울리지 못했다.

베테랑 아빠로 거듭난 성동일-김성주-윤민수, 육아 초보 류진-안정환-김진표의 대조적인 상황에서 빚어지는 다양한 재미거리도 놓쳤다. 아빠들의 매력과 개성이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또한 아빠들이 아이와 함께 하며 어떻게 변해가는지 섬세하게 관찰하지 못한 탓에, 매회 에피소드가 하나의 성장 이야기로 연결되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그치고 말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진행한 '튼튼캠프'와 '가족캠프'는 일상 속에서 아빠와 아이의 관계를 포착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획이었다. 어쩌면 시골여행을 고집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변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 앞으로 김진표 부녀의 뒤를 이어 아빠 정웅인과 여덟살 세윤 양이 합류한다. 한국의 '수리 크루즈'라 불리는 세윤 양과 '추블리' 추사랑의 매력대결, 동갑내기 찬형이와 오빠 윤후 사이에서 펼쳐질 러브라인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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