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승부조작 의혹? 협회 강력 대응 나섰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4-03-13 17:22


승부조작과 불법 베팅 파문으로 인해 큰 홍역을 앓았던 한국 e스포츠계에 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게이머였던 천민기가 13일 새벽 커뮤니티 사이트에 '감독의 지시로 승부조작에 참여했다'는 글을 남긴 후 투신 자살을 시도했다.

아마추어 LoL팀인 AHQ에 속해있던 천민기는 2년전 'LoL' 대회에서 노대철 감독이 '기업팀에 져주기로 부탁을 받았다'며 승부조작을 권했고, 이를 믿고 그대로 실행했다고 글에서 밝혔다. 일종의 '양심선언'을 한 천민기는 이 글을 쓴 후 부산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12층에서 투신을 했지만, 재활용품을 수집한 곳 위로 떨어졌고 지나가던 주민이 바로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수의 골절과 타박상을 입었지만 천만다행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벌어진 후 한국e스포츠협회는 발빠르게 대응했다. 비록 협회 소속 게이머는 아니었지만, 선수 보호와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 협회 조만수 국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대책마련 팀을 구성했고, 부산으로 직원을 파견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제까지 취합한 바로는 감독에 의한 선수 약취 및 공갈 사기 사건으로 추정한다. 어쨌든 경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고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또 협회 전병헌 회장은 '리그 오브 레전드 마스터즈'가 열리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 직접 나서서 처리 방안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한편 이 경기를 주최했던 온게임넷과 게임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당시 경기를 다시 모니터링하면서 조작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별다른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한국 e스포츠계를 공멸의 위기로까지 몰고갔던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들의 개인적 승부조작과 달리 '리그 오브 레전드'는 5명이 헤드셋으로 대화를 하면서 경기를 해야 하기에 승부를 조작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불법 베팅 사이트에서는 경기 중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 돈을 거는 일종의 '경기조작'으로 불법적인 행위를 유도하고 있다. 따라서 노대철 감독이 아마추어 선수들을 이용, 불법 베팅을 통해 사리사욕을 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철저한 조사 후 진상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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