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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가 또 한 번 틀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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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Spellbound)'는 통통 튀는 멜로디가 인상적인 소울 펑크 장르의 곡이다. 'SMP'에 정점을 찍은 동방신기 답게 이번 활동에는 마돈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제니퍼 로페즈 등 유명 팝스타 안무를 연출한 세계적 안무팀 내피탭스와 손잡고 화려한 무대를 만들었다. 이번 퍼포먼스는 '수리수리마수리 수수리 사바'란 가사에 맞춰 손으로 주문을 거는 동작, 마술사가 마임을 하는 듯한 동작 등 특색있는 동작과 가사 내용을 담은 유기적인 스토리 구성이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동방신기는 여성 댄서와의 커플 댄스를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방송에서 남성 댄서를 제외한 여성 댄서들만을 무대에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의 한 수'라고 불리는 여성 댄서 라인업과 관련,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수리수리'는 주문에 걸린 듯 점점 빠져들어간다는 사랑의 힘을 표현한 노래다. 동방신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곡의 느낌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여성 댄서들과 호흡을 맞추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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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음악 프로그램은 '수리수리' 뮤직비디오가 원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된 점에 착안해 이를 적극 활용했다. 관계자는 "사실 남자 가수 뒤에 여자 댄서가 선다는 게 어떻게 보면 무리수다. 남자 가수만큼의 에너지를 내지 못해 남녀를 섞든, 남자 댄서를 세우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동방신기는 여자 댄서들도 에너지를 충분히 내줬고 표정에 대한 액팅도 좋았다. 디테일한 안무라 카메라 워크가 많이 필요한데 원테이크 느낌으로 잘라서 안무가 의도가 잘 살아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세부적인 평가는 냉정하게 엇갈렸다. 10명의 관계자 중 무려 8명이 '쇼! 음악중심'의 손을 들어줬다. 원테이크 기법과 다른 기술들이 적절히 배합된 무대였다는 평이다. 한 관계자는 "인 앤 아웃이 적절하게 들어가 역동적이었다. 버스와 브릿지에서는 원테이크 기법을 쓰다가 후렴구에선 다양한 각도에서 무대를 비춰 신선한 느낌을 줬다. 또 탭댄스가 가미된 안무에서는 발을 포인트로 잡아 컨셉트를 잘 살렸고 여자 댄서와의 호흡이 중요한 무대인데 이를 제대로 표현했다"고 평했다.
'뮤직뱅크'는 항상 언급됐던 고질적인 문제, 즉 파트별 가창자에 포커스를 맞추는 방식을 지적받았다. 관계자는 "퍼포먼스 전체를 보는 게 아니라 노래 부르는 사람을 비추는 방식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또 처음부터 끝까지 원테이크 기법을 쓰려하다 보니 지루한 느낌이 있었다. 멤버들의 의상이 화이트 컬러인데 원테이크로 가려 하니까 카메라 그림자가 움직이는 게 의상에 비춰서 거슬리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언제나 상위권을 달리던 '인기가요'는 '과유불급'이란 말을 실감하게 했다. 멤버들의 퍼포먼스가 이어지는 동안 'TVXQ'라고 적힌 장막을 비추는 등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걸 보여주려는 욕심이 앞섰다는 평을 받으며 2표를 얻는데 그쳤다. 관계자들은 "관객과의 호흡을 살리려 노력했으나 컷이 너무 많아 놓친 부분이 많고 산만한 느낌이다. 특히 'TVXQ' 장막이 올라가는 장면은 옥의 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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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나 조명 역시 동방신기 10주년 컨셉트를 잘 살려줬다는 평이다. 동방신기는 이번 리패키지 앨범을 발표하면서 10년 동안 활동하며 찍은 멤버들의 사진들로 트럼프 세트를 제작했다. 이에 지상파 3사 모두 이 트럼프를 적극 활용한 무대를 꾸몄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인기가요'다. 10명 중 6명이 '인기가요' 세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트럼프 세트는 물론 황금빛 무대로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또 관객과 함께 호응하려는 시도가 돋보인 무대였다. 유리병에 갇힌 팬의 모습은 조금 무리수였지만, 아이디어는 참신했다"고 말했다.
'뮤직뱅크'와 '쇼! 음악중심'은 동률을 기록했다. '뮤직뱅크'는 흑백 큐브를 쌓아올린 듯한 세트와 동방신기 무빙 트럼프 세트를 세워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쇼! 음악중심'은 LED와 소도구 중심의 세트로 아기자기한 맛을 살렸다는 의견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