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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2' 韓촬영의 의미, '원조국가→첨단도시' 이미지 UP?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02-20 08:17


사진캡처='마블' 홈페이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 소식이 들리자 국내 팬들은 열광하고 있다. 국내에서 7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폭발적인 흥행력을 발휘했던 '어벤져스'의 후속작이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흥분감을 감추기 힘든 것.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아메리카 등 쟁쟁한 슈퍼히어로들이 모두 등장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주목도는 더하다.

마블 "한국은 최적의 촬영지"

마블 스튜디오는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어벤져스2'의 주요 장면들이 한국에서 촬영될 것이라고 확정 발표했다. 또 "이번 촬영을 위해 스태프와 업체, 엑스트라 등을 현지 고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한국의 영화 산업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블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어벤져스2'의 프로듀서인 케빈 파이기(Kevin Feige) 대표는 "한국 로케이션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에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고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이번 촬영이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국내 로케이션이 활성화 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스 웨던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아 내년 5월 1일 미국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2'는 우리나라 외에도 영국 런던,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이탈리아의 아오스타 밸리 등에서 촬영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출처=영화 '본 레거시' 스틸컷

사진캡처=미국드라마 '하와이 파이브-오'
한국 이미지는 아직 원조국가?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은 단순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한국에서 촬영한다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단 번에 바꿀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 비친 한국은 6·25 이후 원조를 받는 가난한 나라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것은 가장 최근 한국을 그렸던 작품들도 예외는 아니다. '월드워Z'에서 한국은 좀비 바이러스의 원산지다. 워쇼스키 남매의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네오서울'이라는 미래를 그리고 있긴 하지만 한국이라고 말하기 무색할 만큼 왜색풍이 강했다. 다다미방까지 등장했으니 말이다.


기대를 모았던 '본 레거시'에서는 등장했다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잠깐 스치고 지나갔다. 이에 앞서 '007 어나더데이'에서는 한국과 맞지 않는 내용으로 차인표가 출연 거부를 선언할 정도였다.

미국 드라마의 경우는 더 심하다. '하와이 파이브-오'에서 한국의 파주는 이름도 불분명한 '페주(Peju)'로 둔갑해 정글 같은 환경에 뱀술을 만들어먹는 미개한 지역처럼 그려졌다. '로스트'에서 한강은 작은 개천으로 등장했고 경남 남해 사람들은 베트남 전통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CSI'에서 미국 내 코리아타운은 마치 북한과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대부분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렇게 그려지고 있으니 보는 미국인 아니 전세계인들에게 한국은 아직 미개발 국가로 남아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북한과 남한을 구별하지 못하는 외국인도 많다.


사진출처=영화 '트랜스포머4' 스틸컷
홍콩 상하이 도쿄에 비해 서울은?

반면 주변국 도시들의 할리우드 영화 등장은 꽤 빈번했고 그리는 방식도 깔끔했다. 세계적인 도시 홍콩은 이제 할리우드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액션 영화에서 홍콩은 바쁜 도시환경을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다. '트랜스포머4'가 홍콩 촬영을 했고 다코타패닝이 출연하는 영화 '푸시'는 대부분 홍콩에서 촬영됐다. 다니엘 헤니가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영화의 제목은 '상하이 콜링'이다. 도쿄 역시 할리우드 영화들이 선호하는 배경인다. 최근 개봉한 '더 울버린'이나 '레지던트이블5'도 도쿄를 배경으로 한 바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할리우드 영화는 전세계인들이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어벤져스2'와 같은 블록버스터는 전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다. 이런 영화에 한국이 세련된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꽤 의미있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파이기 대표는 한국 촬영을 발표하며 "최첨단 하이테크와 아름다운 경관, 초현대식 건축물이 공존하는 한국은 대규모 블록버스터를 촬영하기에 최적의 로케이션이다" 라고 밝혔다. 때문에 '어벤져스2'에 등장하는 서울의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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