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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배우들은 지금 연극 무대에?' 신구 조재현 유인촌 배종옥 김수로 잇달아 연극 출연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4-02-02 16:09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의 신구(왼쪽), 손숙. 사진제공=신시컴퍼니

◇'그와 그녀의 목요일'의 조재현(오른쪽), 배종옥. 사진제공=수현재컴퍼니

'중견 배우들은 지금 연극 무대에?'

신구 손숙 조재현 배종옥 유인촌 김수로 등 중량감 넘치는 백전 노장들이 잇달아 연극 무대에 올라 눈길을 모으고 있다. 무대 위의 존재감만으로도 객석을 압도하는 배우들이 2014 갑오년 벽두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뮤지컬계에 이어 연극계의 스타 마케팅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케이블 채널 tvN의 '꽃보다 할배'를 통해 숨어있는 예능감을 과시한 중견배우 신구와 '영원한 어머니' 손숙은 지난해 객석점유율 98%를 기록하며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김광탁 극본, 김철리 연출) 앙코르 무대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다. '아버지와…'는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가족들의 일상을 덤덤하게 그리면서 부모와 자식 간의 사건, 가족들의 기억의 접점들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지난해 초연 당시 신구는 거친 호흡과 손끝의 떨림, 내뱉는 숨소리와 함께 전하는 말, 그리고 촉촉히 젖어 있는 흐린 초점의 눈을 통해 간암 말기 환자를 사실감 넘치게 표현해 '대체불가능한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다. 부인 홍매 역을 맡은 손숙 역시 감정선을 쥐락펴락하는 노련한 연기로 배우 인생 50년의 내공을 과시했다. 오는 3월 2일부터 3월 3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제작 신시컴퍼니.

연기파 조재현과 배종옥도 오는 3월 1일 수현재씨어터 개관작으로 앙코르되는 '그와 그녀의 목요일'(황재헌 극본, 연출)에서 다시 앙상블을 이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와 그녀의…'는 결혼 빼고는 모든 것을 다해본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다. 친구와 연인 사이를 사이를 오가며 지내온 50대 중년 남녀의 사랑과 이별, 갈등과 화해, 애정과 증오를 통해 영원히 풀리지 않는 남과 여의 관계를 탐색한다.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으면서 연인들의 심리와 갈등을 충실하게 살려냈다.

주인공 남자 '정민' 역을 맡은 조재현은 KBS 드라마 '정도전'에 출연하는 바쁜 일정에서도 출연을 결심했다. 섬세한 연기로 여자 '연옥'을 소화했던 배종옥은 한층 깊어진 내면 연기를 선사할 예정이다. 정은표 박철민 유정아 정재은이 번갈아 출연한다.


◇모노드라마 '벽속의 요정'의 김성녀. 사진제공=명동예술극장

◇'밑바닥에서'의 김수로. 사진제공=H&H 인터내셔널 크리에이티브 그룹
중견 배우 김성녀는 자신의 대표작인 모노 음악극 '벽속의 요정'(후쿠다 요시유키 원작, 배삼식 극본, 손진책 연출)에서 다시 한번 연기혼을 불사른다. 지난 2005년 초연된 이 작품에서 김성녀는 1인 32역을 소화하며 연극과 뮤지컬, 마당놀이를 섭렵해온 관록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배우 김성녀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벽속의 요정'은 스페인 내전 당시 30년을 벽속에 숨어살았던 한 남자의 실화를 그린 원작을 6.25 당시 한국으로 바꿔 재구성했다. 김성녀는 5살 어린아이에서부터 사춘기 소녀, 엄마, 남편, 경찰, 영감, 목사 등으로 단숨에 변신하며 50여 년의 세월을 능청스럽게 넘나든다. "10년을 공연했는데 아직도 울컥할 때가 많다"는 김성녀의 마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2월 4일부터 16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중견배우 유인촌도 자신의 대표작 중 한 편인 음악극 '홀스또메르'(톨스토이 원작, 김관 연출)에서 땀방울을 흘린다.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 원작의 '홀스또메르'는 늙은 말 홀스또메르를 통해 바라본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작품이다. 한때 촉망받는 경주마였으나 지금은 늙고 병든 홀스또메르의 회상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는다. 말이 주인공이자 내레이터가 됨으로써 더욱 초라하고 추악한 인간의 존재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1997년 초연된 뒤 수차례 리바이벌된 화제작이다. 홀스또메르 역의 유인촌의 열정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중견 뮤지컬배우 이경미와 김선경이 함께 출연한다. 2월 28일부터 3월 30일까지 영등포 타임스퀘어 내 CGV신한카드아트홀.

참신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김수로 프로젝트'로 대학로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재주꾼 김수로도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의 '밑바닥에서'를 통해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 '밑바닥에서'는 1917년 러시아의 하수구 같은 지하실에서 모인 밑바닥 인생들을 통해 삶의 상처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룬 탄탄한 드라마로 큰 인기를 모아왔다.

김수로가 프로듀서뿐만 아니라 '배우' 역을 맡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용히 있다가 한 순간에 모든 것을 폭발하는 매력적인 역할이다. 임형준 정상훈 박영필 등이 함께 출연한다. 2014년 3월 1일부터 30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4관.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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