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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배우들은 지금 연극 무대에?'
지난해 초연 당시 신구는 거친 호흡과 손끝의 떨림, 내뱉는 숨소리와 함께 전하는 말, 그리고 촉촉히 젖어 있는 흐린 초점의 눈을 통해 간암 말기 환자를 사실감 넘치게 표현해 '대체불가능한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다. 부인 홍매 역을 맡은 손숙 역시 감정선을 쥐락펴락하는 노련한 연기로 배우 인생 50년의 내공을 과시했다. 오는 3월 2일부터 3월 3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제작 신시컴퍼니.
연기파 조재현과 배종옥도 오는 3월 1일 수현재씨어터 개관작으로 앙코르되는 '그와 그녀의 목요일'(황재헌 극본, 연출)에서 다시 앙상블을 이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와 그녀의…'는 결혼 빼고는 모든 것을 다해본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다. 친구와 연인 사이를 사이를 오가며 지내온 50대 중년 남녀의 사랑과 이별, 갈등과 화해, 애정과 증오를 통해 영원히 풀리지 않는 남과 여의 관계를 탐색한다.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으면서 연인들의 심리와 갈등을 충실하게 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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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속의 요정'은 스페인 내전 당시 30년을 벽속에 숨어살았던 한 남자의 실화를 그린 원작을 6.25 당시 한국으로 바꿔 재구성했다. 김성녀는 5살 어린아이에서부터 사춘기 소녀, 엄마, 남편, 경찰, 영감, 목사 등으로 단숨에 변신하며 50여 년의 세월을 능청스럽게 넘나든다. "10년을 공연했는데 아직도 울컥할 때가 많다"는 김성녀의 마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2월 4일부터 16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중견배우 유인촌도 자신의 대표작 중 한 편인 음악극 '홀스또메르'(톨스토이 원작, 김관 연출)에서 땀방울을 흘린다.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 원작의 '홀스또메르'는 늙은 말 홀스또메르를 통해 바라본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작품이다. 한때 촉망받는 경주마였으나 지금은 늙고 병든 홀스또메르의 회상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는다. 말이 주인공이자 내레이터가 됨으로써 더욱 초라하고 추악한 인간의 존재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1997년 초연된 뒤 수차례 리바이벌된 화제작이다. 홀스또메르 역의 유인촌의 열정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중견 뮤지컬배우 이경미와 김선경이 함께 출연한다. 2월 28일부터 3월 30일까지 영등포 타임스퀘어 내 CGV신한카드아트홀.
참신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김수로 프로젝트'로 대학로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재주꾼 김수로도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의 '밑바닥에서'를 통해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 '밑바닥에서'는 1917년 러시아의 하수구 같은 지하실에서 모인 밑바닥 인생들을 통해 삶의 상처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룬 탄탄한 드라마로 큰 인기를 모아왔다.
김수로가 프로듀서뿐만 아니라 '배우' 역을 맡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용히 있다가 한 순간에 모든 것을 폭발하는 매력적인 역할이다. 임형준 정상훈 박영필 등이 함께 출연한다. 2014년 3월 1일부터 30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4관.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