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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청룡영화상이 막을 내렸다. 지난 22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영화인의 대축제엔 영화계 최고의 스타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수상 경쟁 속에 화려한 무대가 펼쳐졌다. 하지만 그 무대보다 더 활기차고 뜨거웠던 곳은 바로 무대 뒤. 제3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의 뒷무대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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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나이 차이가 한참 나는 수상자들 사이의 축하 인사는 보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만든다. 이번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수상자는 황정민(43). 신인남우상 수상자는 여진구(16)다. 두 사람 사이의 나이 차이는 무려 스물 일곱 살. 하지만 수상의 기쁨을 나누는 데 나이는 상관 없었다. 황정민은 아빠처럼 다정하게 여진구의 수상을 축하해줬고, 여진구는 공손하게 대선배의 수상을 축하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엔 MC들 역시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약 2시간 동안의 생방송에서 완벽한 진행 실력을 보여준 MC 김혜수와 유준상은 "축하합니다"라며 인사를 하며 따뜻하게 선후배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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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상식에선 가수 이적, 인순이, 미쓰에이가 축하 공연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이중 막내는 바로 4인조 걸그룹인 미쓰에이. 미쓰에이는 무대에서 자신들의 최신곡 '허쉬'(Hush)를 선보였다. 안정된 라이브와 함께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를 보여준 미쓰에이. 숨이 안 찰 리가 없다. 미쓰에이 멤버들은 열정적인 공연을 펼친 뒤 숨을 고르며 무대 뒤로 들어섰다. 여기저기서 "최고였다", "수고했다"는 칭찬이 쏟아졌다.
인순이의 경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과 함께 무대를 꾸몄다. 공연을 마친 뒤 백스테이지에서 마주선 두 사람은 포옹을 하며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최고의 가수와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만나 서로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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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시상식인 만큼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각 부문의 시상자로 나서게 된 스타들은 해당 시상이 시작되기 몇 분 전, 미리 무대 뒤에서 자리를 잡고 준비를 한다. 제작진과 대본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시상 파트너와 함께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밌는 시상이 될까?'에 대해 상의를 하기도 한다. 인형 같은 미모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여자 스타들의 경우, 대본 연습을 하는 중간 중간 화장을 고치는 등 외모 가꾸기에도 신경을 쓴다.
스타들 뿐만 아니라 제작진도 바쁘다. 제작진은 시상식이 진행되는 내내 모니터를 주시하면서 계획대로 시상식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를 체크한다. 시상자로 나서는 배우들을 준비시키고, 이들을 정해진 동선에 따라 이동시키는 스태프들 역시 눈코 뜰 새가 없다.
또 청룡영화상 백스테이지 한쪽에선 다른 시상식에선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 벌어진다. 바로 청룡영화상 트로피에 수상자의 이름을 새기는 작업을 하는 모습. 청룡영화상은 시상식 전까지 그 누구도 수상자를 알 수 없는 '철통 보안'으로 유명하다. 배우들이 상을 받은 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상 받을지 정말 몰랐어요", "청룡은 정말 말을 안 해주네요"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 수상자 발표 직후,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받는 트로피엔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다. 이 트로피를 들고 무대 뒤로 이동하면 그곳에서 직접 이름을 새겨 수상자에게 다시 전달한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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