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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의 엄마꿈 인터뷰 16] 이영희, 마흔 넘어 꿈 이룬 엄마(1)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3-11-20 11:26


박경림과 이영희 디자이너가 이영희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한복을 입고, '엄마도 꿈이 있단다' 응원 메시지 피켓을 들고 있다. 이영희 디자이너는 마흔이 넘는 나이에도 꿈을 현실로 이뤄내는 용기있는 엄마의 삶과 성공을 들려줬다. 사진제공= 몽락 스튜디오

나이 마흔이 넘어 꿈을 현실로 만든 용감한 엄마가 있었다. 사춘기를 한창 겪을 아이들 옆에서 '너의 꿈이 뭐냐'고 채근질하기보다 꿈을 이루고 결실을 맺어가는 과정을 몸소 보여준 지혜로운 엄마, 이영희 디자이너다. 1993년 한국 디자이너 최초로 파리 프레타포르테 무대에 오르고, 2000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 2004년 9월 뉴욕 한복판에 '이영희 박물관'을 오픈했다. 2007년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12벌의 옷이 영구 소장됐으며, 2008년 구글 아티스트 캠페인에 '세계 60인의 아티스트'에도 선정됐다. 불가능을 가능하다며 꿈꾸라고 말하는 엄마 이영희를 만났다.


정리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박경림(이하 '박)-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진행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영희(이하 '이)- 너무 아름다우세요.

박- 한복이 너무 고와서 기운을 받는 느낌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색감도 경림씨와 너무 잘 어울린다. 사실 한 겹을 벗고, 살짝 보일 듯 말 듯 해야하는데.

박- (속살을 보여도)괜찮으시겠어요? 우선 축하 인사부터 드릴게요. 독도에서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셨죠?


이- 날씨로 인해 원했던 쇼를 다 보여주진 못했지만 너무 행복했어요. 독도를 분쟁의 섬이 아니라 예술의 섬이라는 것을 보여달라는 취지에 공감해서 하게 됐죠.

박- 한복이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이라고 하던데요.

이- 20년 전에 파리에서 첫선보일 때 한복도 모르고, 한국도 몰랐어요. 그러다 쇼가 끝나고 하룻밤 사이에 파리 패션계에서 유명인이 됐죠. 처음 한복집 아주머니가 파리 무대에 간다고 할 때 다들 걱정했어요. 하지만 파리에서 패션쇼를 마치고, '이토록 아름다운 옷을 왜 우리는 몰랐나'라며 사람들이 열광했죠.

박- 그때 기분이 어땠을까요.

이- 기자들이 매일같이 인터뷰를 하러 왔죠. 93년도에 쇼를 했는데, 94년도에 곧바로 부티크를 냈어요. 부티크를 열어야 지역 사람들의 반응이나 취향도 반영할 수 있거든요. 반응은 너무 좋았죠. 기자들이 항상 부티크에 와서 한복에 대해서 물었죠. 한 번은 부티크에 매번 같은 옷이 걸려있어서 파리 직원에게 '저 옷 갈아입히자'고 해서 뺐는데, 한 신사분이 '나는 저 옷을 보려고 일부러 먼 길을 돌아가는데 그 옷을 왜 뺐냐'고 해서 다시 걸어놓을 정도였어요.

박- 듣기만 해도 뭉클하네요. 해외에서 한복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았군요.

이- 근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복을 안입어서 고민이에요. 젊은 사람들이 결혼식 때도 안입으려고 하고요. 요즘 그게 제일 고민이에요.

박- 고민이 반영된 것이죠? 젊은 사람들의 취향도 반영한 모던한 스타일이 많이 눈에 띄는데요. 지금 제가 입은 한복도 그런데요.

이- 그쵸. 지금 경림씨가 입은 한복의 저고리를 벗고, 치마를 우아하게 한 겹을 잡아서 올리면 파티 의상으로도 손색이 없죠. 한복처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변형할 수 있는 옷도 없죠. 요즘 한복 치마 모양의 드레스가 세계적으로 유행인데요.

박- 식사 초대 자리에 입고 가면 빛날 것 같아요.

이-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더 많은 한국 사람들이 한복을 즐기게 하자는 거죠.(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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