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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 손예진, "요즘 부쩍 결혼 생각 들더라"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3-10-21 15:54 | 최종수정 2013-10-22 08:04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배우 손예진이 영화 '공범'으로 돌아왔다.

'공범'은 고 한채진 군 유괴살인사건 공소시효 15일 전 범인의 목소리를 듣고 사랑하는 아빠 순만(김갑수)을 떠올리며 시작된 딸 다은(손예진)의 잔인한 의심을 그린 작품으로 24일 개봉 예정이다. 이번 영화로 처음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 손예진은 "이번 작품은 최고 난이도였다"고 말했다.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공범'은 드라마틱한 설정보다 배우에 포커스가 맞춰진 작품이다. 자신을 위해 모든 걸 희생했던 아빠의 헌신적인 사랑에 보답하고자 고군분투해 온 기자 지망생 딸이 한 순간의 의심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 정도의 패닉에 빠지는 과정, 아빠와 딸의 심리 변화와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빠에 대한 사랑의 감정, 의심, 확심, 분노까지 감정선의 변화를 생생하게 표현해야 하는 만큼 손예진의 어깨에 실린 짐의 무게가 상당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가 너무나 중요한 영화라 욕심도 났지만 그만큼 걱정과 압박감도 상당했다. 또 감정적인 연기도 다른 작품들에서는 한 두 장면이 폭발적이었다면 이번엔 다섯 장면 정도가 나온다. 이제까지 내 작품 중 감정의 난이도가 최상이었다. 나한테는 사실 너무 많이 어렵고 두렵고 도망가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그러면서도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었고, 어느 순간 자포자기도 됐다. 그런 걸 왔다갔다 하며 끝난 것 같다."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세상에 둘도 없는 아빠를 의심하며 인생이 송두리째 없어지고 무너지는 느낌, 그 감정을 받아내는 게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덕분에 촬영 초반에는 컨디션 난조까지 겪었다. "아빠를 의심해야 한다는 게 그냥 미치는 거다. 잠이 안오고 밥도 먹고 싶지 않았다. 모든 게 부정적으로 되고 심리적으로도 계속 다운됐다. 그런데 폭발적으로 감정을 토해내야 하는 연기가 많은데 힘이 없어 못하겠더라. 내가 이렇게 가다가는 영화를 끝낼 수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내는지가 배우가 해야할 일인데 못할까봐 반은 왔다갔다 했다."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그러고 보면 올 한해 손예진은 '진격의 여신' 이었다. KBS2 드라마 '상어' 종영 한 달도 안돼 영화 '해적' 촬영에 돌입했고, '공범' 개봉도 앞두고 있다. 휴식기간 없이 달리기만 했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 일밖에 안한 것 같긴하다. 20대가 일로 시작해서 일로 끝났고, 30대에도 하고 있다. 그에 대한 매너리즘은 확실히 오는 것 같다. 요즘 너무 일찍 일을 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떻게 보면 지금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좁을 수밖에 없는 면이 있다. 평범하게 좀더 살아봤다면 시각이 넓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한다."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평범한 전업주부가 됐을 것 같다는 손예진. 실제 가정을 꾸릴 마음도 요즘 생겼다고. "늦게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요즘 부쩍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런데 결국엔 희생을 해야 한다. 요즘 결혼하고도 많이 일하긴 하지만 사실 그럴려면 결혼 생활이 희생되긴 한다. 나는 일을 좋아하지만 즐기진 못한다. 완벽주의라 힘든 것 같다."

손예진의 목표는 선배들과 같이 멋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로 남는 것. "몇 년 내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조금 드는데 은퇴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김해숙 김갑수 선생님들을 뵈면서 배우란 직업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김해숙 선생님처럼은 못할 것 같지만,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을 1~2년에 한 번씩 보여 드리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그때는 연기 외에 생각할 것들이 줄어들고 뭔가 편하고 안정적이게 될 것 같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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