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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스껫볼' 시대초월 공감코드, 일제시대 '엄친딸'은 어떤모습?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10-20 10:43


사진제공=tvN

tvN 드라마 '빠스껫 볼'이 오는 21일 첫 방송을 앞둔 가운데, '추노' 곽정환 감독이 일제강점기를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70여년 전 서울을 배경으로 한 '빠스껫 볼'은 시대를 초월한 공감코드로 시청자에게 오늘날을 살아갈 에너지를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빠스껫 볼'은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배가 극에 달한 1939년도로부터 시작한다. 정치와 경제 모두 일본에게 복속당한 가운데 우리 민족이 큰 고통을 겪었던 역사는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빠스껫 볼'은 그 시대를 더욱 세밀하게 관찰해 고통의 일제강점기에도 오늘날의 대한민국처럼 다양한 군상이 함께 모여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빠스껫 볼'의 주인공 '강산'(도지한)은 오늘날로 말하면 88만원 세대의 전형이다. 도시빈민들이 모여 사는 움막촌에 살면서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와 휴학을 계속해야 하는 고학생으로, 신분상승의 꿈을 꾸며 농구에 몰두하는 캐릭터. 하지만 일제 치하에 조선인으로 태어나 가진 돈도 없는 자신으로서는 올라갈 수 없는 칸막이가 있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도박농구에 발을 들이며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또 다른 주인공 민치호(정동현)와 최신영(이엘리야)은 각각 시대를 대표하는 엄친아, 엄친딸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민치호는 평양에서 크게 방적사업을 하는 사업가의 아들이자 명문사학인 연희전문학교 농구부의 에이스이고, 최신영 역시 거대 방적회사 오너의 딸이자 일본유학을 마치고 온 당시 극소수에 드는 신여성이다. 오늘날 재벌 2세에 해외 유학파를 연상시키는 이들을 둘러싼 환경은 70여년 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세련되다. '빠스껫 볼' 속 상류층들이 명품 브랜드의 론칭 쇼와 호텔에서 펼쳐지는 사교 파티에 즐겨 참여하던 분위기는 오늘날 트렌디 드라마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이처럼 '빠스껫 볼'에는 1930~1940년대를 살았던 보통 사람들로부터 경제적으로 가장 열악한 환경에 살았던 도시빈민, 권력을 가지고 있던 기득권층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흥미로운 이야기구도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꿈꾸는 '강산'은 자신을 최고 명문 경성제국대학교 출신으로 속이면서 파란만장한 인생에 접어들고, 국민적 인기의 농구스타이자 엄친아로 살아가던 '민치호'는 자신의 인기가 일본 제국주의 선전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큰 변화를 겪는다. 시대를 초월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주인공들의 사연은 농구코트의 불꽃 튀는 승부에서 극대화되며 '빠스껫 볼'이 선보이는 새로운 시대극의 묘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빠스껫 볼'을 담당하는 CJ E&M의 곽정환 PD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일제강점기와 지금의 우리 시대가 놀랄만큼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제적으로 힘들고 세대간의 갈등이 있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시청자들이 '빠스껫 볼' 속 인물들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감동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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