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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아역 전성시대, 안방극장-스크린 휩쓴 이유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10-10 08:08


사진제공=SBS

최근 들어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아역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제 아역 배우들은 극의 감초 같은 역할이 아니라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하는 느낌이다. 이처럼 아역이 맹활약을 하는 것에는 그만큼 성장한 아역들의 연기력 덕분이라는 것이 대부분 관계자들의 말이다.

아역, 드라마 감초에서 주축으로

SBS 월화극 '수상한 가정부'의 주인공은 이성재와 최지우다. 하지만 은한결 두결 세결 혜결, 4남매의 맹활약은 무시할 수 없는 드라마의 핵심 요소다. 특히 막내 혜결 역의 이지우 양은 6세의 어린 나이에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며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게다가 강지우 양은 특유의 귀여운 표정과 함께 감정연기까지 함께 선보여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2층 발코니에 앉아 있는, 아역으로서는 고난이도 연기도 대역 없이 직접해내며 촬영장에서는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강지우 양 뿐만 아니라 김소현 채상우 남다름 등 나머지 아역 배우들 역시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며 극을 살리고 있다.

JTBC 주말극 '맏이'도 중견배우들과 함게 유해정 박하영 김윤섭 한서진 등 아역배우들의 힘으로 극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지난 8월 종영한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김향기라는 걸출한 아역 스타를 탄생시켰다. 김향기는 고현정 변정수 이아현 등 성인 배우들과의 연기 대결에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읠 놀라게 했다. 수목극 주연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김향기는 어른 못지 않은 연기를 펼쳐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8일 종영한 KBS2 드라마 '굿닥터'는 소아외과와 소아 병동을 주무대로 하면서 아역들이 극의 잔재미를 주는 요소로 등장했다.


사진출처='소원' 스틸컷
스크린 아역스타, 성인 못지 않아

스크린에서도 아역 스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저씨'가 김새론, 1000만 관객을 넘은 '7번방의 선물'이 갈소원이라는 아역 스타를 탄생시켰다면 지난 2일 개봉해 일주일만에 10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소원'은 아역 신인 이레를 스타덤에 올려놨다. '소원'의 타이틀롤을 맡은 이레는 이번 영화가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첫 연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극에 녹아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아동 성폭력 피해자라는, 듣기만 해도 불편한 역할을 맡았지만 관객의 마음을 흔들 정도로 연기를 소화해냈다.


이외에도 '감기'의 박민하나 9일 개봉하는 영화 '화이'의 여진구, 종영한 MBC드라마 '투윅스'의 이채미, 오는 11월에 방송 예정인 MBC '황금무지개'의 김유정 등 많은 아역들이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아역 보호장치 마련 해야

사실 아역이 작품의 잔재미를 주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현상임에 틀림없다. 한 캐스팅 디렉터는 "최근에는 탄탄한 기본기의 연기력까지 갖춘 아역배우들이 많아져 캐스팅이 수월해진 편"이라고 귀띔하며 "최근 아카데미 등을 통해 아역 열풍이 불면서 아역 인프라는 많이 쌓이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아역들의 활약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아역들의 경쟁은 굉장히 치열하다. 과도한 경쟁이 자칫 아이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칠까 걱정되기도 한다. 또 촬영장은 험난한 전쟁터다. 아역들이 이런 전쟁터에서 활동하며 어떤 영향을 받을지도 고려해야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소원'의 이레는 아동정신과의와 상담을 하며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또 "사실 광고계의 3B법칙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통용된다. 미인(Beauty)은 많이 활용되고 있고 동물(Beast)은 한계가 있다. 아이(Baby)는 아직 미지의 영역에 가깝기 때문에 아역을 활용하는 방식은 앞으로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역이 인기를 얻는 만큼 아역을 보호하는 장치가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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