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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열풍 이끈 '슈스케', 최대 위기?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3-10-04 07:21



Mnet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슈스케5'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시즌3 준우승팀인 버스커버스커의 멤버 브래드(브래들리 레이 무어)의 폭로로 구설에 오른 것. CJ E&M 측은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브래드 주장은?

브래드는 미국 음악 전문 사이트 Noisey와의 인터뷰에서 '슈스케'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장범준이 앞선 시즌에서 예선 탈락했다. 막 버스커버스커로 연습을 시작하던 시점에 '슈스케' 제작진이 밴드가 필요하다며 먼저 장범준에게 출연을 제의했다"고 운을 뗐다.

버스커버스커는 '슈스케3' 슈퍼위크에서 탈락했으나, 톱11에 진출한 예리밴드가 중도하차를 결정하면서 생방송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브래드는 "투개월과 슈퍼위크에서 함께 부른 샤이니 '줄리엣'은 사실 현장에서 별로였다. 그러나 두 달 뒤 방송에서 투개월 목소리를 재녹음했고 연주에도 오토튠을 더한 보정 작업을 거쳐 음악적으로 완벽해 보였다"며 "방송 관계자에게 시즌3 결정전에서 울랄라세션이 우승하면 여자 친구를 무대로 불러 그 곁을 떠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또 '슈스케' 합숙훈련은 강압적이었다. 다이어트를 하고 보톡스를 맞아야 했다. 합숙 기간 24시간 끊임없는 일정을 소화하며 많은 간접 광고 촬영에 임했지만 수익은 없었다. 또 방송에서 부른 노래들의 음원 수익 역시 가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슈스케3' 준우승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건 CJ E&M이 6개월간 원하지 않는 TV프로그램에 출연시키려 했기 때문이었다.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CJ 측, "억울해"

브래드의 폭로에 대해 CJ E&M 측 관계자는 "오해로 생긴 일"이라며 억울해했다. 한 관계자는 "브래드가 방송에 대해 잘 몰라 오해를 한 것 같다. 음원 수익 같은 경우, 가수로 데뷔하고 발표한 1집과 2집 수익 정산은 제대로 됐다. 다만 '슈스케'에서 불렀던 노래는 가수가 아닌 참가자로서 부른 노래이기 때문에 따로 정산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수익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찍은 광고 수입은 분배했다. 다만 당시 코카콜라사가 메인 스폰서였기 때문에 계약 조건에 간접 광고 등이 다 포함돼 있다. 그래서 따로 광고 수익은 없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재녹음이나 오토튠 작업은 음향이 좋지 않아 진행한 거다. 음악 프로그램이라면 다 하는 일이다. 어떤 음악 프로그램이 음향을 신경쓰지 않겠나"라며 "울랄라세션이 우승하면 여자 친구를 무대로 부르라고 작가가 말한 건 더 좋은 모습을 만들기 위해 한 거다. 모든 방송 프로그램은 사전에 출연자와 작가가 협의하지 않나. 울랄라세션에게도 똑같이 지시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지금은 브래드와 오해를 다 푼 상태다. 브래드도 오해가 있을 때 인터뷰를 한 게 이렇게 기사로 나올 줄 몰랐다며 당황했다"고 덧붙였다.


'슈스케', 연이은 악재에 총체적 위기?

브래드 인터뷰 논란은 해명했다지만 '슈스케'가 위기에 봉착한 건 사실이다. 예전보다 관심도가 떨어졌고, 악재가 겹치며 호감도도 반감됐다.

프로그램의 내부적 원인은 크게 세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는 불공정 논란이다. 매시즌 패자부활전이 끝날 때마다 '심사위원 취향에 따라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곤욕을 치렀다. 이에 '슈스케'측은 "이번 시즌5에서 패자부활전은 없다"고 초강수를 두는 듯 했다. 하지만 정작 9월 20일 방송분에서는 사실상의 패자부활전이 준비됐다. 라이벌 승부에서 패배해 탈락한 참가자들이 심사위원 점수 덕분에 다시 살아나면서 시청자들을 황당하게 했다.

점수 책정 방식 또한 해마다 지적되는 문제다. 꽃미남이 나와 팬덤만 형성하면 실력 면에서는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떨어지더라도 문자 투표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라 논란이 야기됐다. 그러나 CJ가 과연 돈이 되는 문자 투표를 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악마의 편집'도 더 이상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제작진은 매년 "새로운 '슈스케'"를 자신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한두 명의 밉상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탈락자 발표는 최대한 미루며 누군가의 눈물과 굴욕을 집중 조명하는 편집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5년째 이런 방송이 이어지다 보니 시청자들도 어디에서 어떻게 치고 빠질지, 어떤 내용이 나올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밀당'으로 이어온 편집인데 그 기술을 간파했으니 재미가 떨어진 것.

외부적인 요인도 한몫했다. SBS 'K팝스타'를 비롯해 비슷한 방식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넘쳐나면서 시청자들의 기대도와 긴장감이 모두 하락했다. 더욱이 '슈스케'에 집중하던 인재들이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리면서 재능있는 인물이 분산되고, 참가자 수준도 떨어지게 만드는 악영향을 미쳤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CJ E&M 그 자체다. 브래드가 지적했듯, CJ는 참가자들이 자사 프로그램 출연 및 광고 촬영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게 했다.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6개월 동안 참가자들이 하는 음악 활동은 '슈스케' 전국 투어 정도다. 소속사를 섭외하는 일도 차일피일 미뤘다는 역대 도전자들의 폭로도 있다. 경쟁 프로그램인 SBS 'K팝스타'에서는 일이 잘 풀리기만 하면 가요계 빅3라 불리는 기획사에 들어가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데 굳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CJ행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올해 '슈스케5'는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 "예전보다 재미가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화제가 되는 인물이 없을 정도로 냉랭한 분위기는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과연 '슈스케5'가 위기 탈출할 실마리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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