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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강호동-신동엽, 이젠 뭉쳐야 산다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09-02 07:18


방송인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왼쪽부터)

"뭉쳐야 산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예능계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3인방이다.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대박을 냈다. 톱 MC인 이들이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방송사 사이의 '모시기 경쟁'이 벌어졌던 것도 당연한 일.

하지만 이제 상황이 조금 달라진 듯하다. 톱 MC들이 삐걱대고 있다. '유재석표 예능'과 '강호동표 예능'의 유통기한이 이제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린다.

특히 강호동의 상황이 가장 안 좋아 보인다. 과거 압도적인 시청률로 연예계를 호령했던 모습을 이젠 볼 수 없다. 공백기를 가진 뒤 KBS '달빛 프린스',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 등으로 복귀했지만, 시청률 경쟁에서 재미를 못 봤다. '달빛 프린스'는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폐지됐고,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 역시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러 있다. '달빛 프린스'의 후속으로 전파를 타고 있는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은 정도는 아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을 통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시청률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또 장수 프로그램이었던 MBC '놀러와'는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폐지됐다. 강호동과 함께 '일요일이 좋다'를 이끌고 있지만, 한때 동시간대 최하위까지 떨어지는 등 체면이 말이 아니다.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를 앞세운 '일밤'에 완전히 밀렸다. '국민 MC'인 유재석과 강호동이 이런 '수모'를 겪는 모습은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신동엽은 '19금 개그'로 자신만의 갈 길을 닦아나가는 모습. 다른 MC들과의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줘 자신의 희소성과 가치를 높인다는 점에서 영리한 선택이란 평가다. 그러나 신동엽 역시 과거 유재석이나 강호동이 원톱 MC로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을 때만큼의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신동엽이 진행을 맡고 있는 SBS '화신'은 5~6%대 시청률, KBS '안녕하세요'는 9~10%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방송 관계자는 "한 명의 톱 MC를 내세운 비슷한 포맷의 예능이 반복되다 보니 시청자들이 싫증을 느끼게 된 것 같다"며 "원톱 MC에게만 의존해서 인기 예능을 만들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제 혼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란 얘기다. 힘을 합쳐야 산다. 집단 MC 체제의 프로그램도 해답이 될 수 있지만, 아무래도 톱 MC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 톱 MC들이 함께 진행을 맡는다면 얘기는 다르다. 연예계를 호령하던 원톱 MC들이 뭉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위기론'에 시달리고 있는 톱 MC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의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뜻. 물론 이들이 "나는 원톱 MC"라는 생각을 먼저 내려놔야 한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과거 SBS 'X맨 일요일 좋다'를 통해 같이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후 각자의 길을 걸으며 최고의 MC로 인정받은 두 사람이 다시 한 번 같은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다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호동-신동엽 조합의 실현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두 사람 모두 SM C&C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기 때문. SM C&C가 예능 제작에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강호동과 신동엽을 자사 제작 프로그램의 투 MC로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한편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주말 예능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MBC '일밤-아빠 어디가'(18.2%)였다. 유재석의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12.3%, 강호동의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은 6.0%의 시청률에 그쳤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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