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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지 "여울이의 돌직구 사랑법, 나와 비슷해 공감 됐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3-07-04 16:54 | 최종수정 2013-07-05 07:40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수지. 성황리에 종영을 마친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서'에서 첫 사극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열연을 펼치며 오빠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수지가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여의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25

활기찬 등장부터가 드라마 속 모습 그대로다. 거침 없이 솔직하고, 티 없이 해맑다. MBC '구가의 서' 담여울과 막 작별하고 온 참이었지만, 수지는 여전히 담여울처럼 씩씩했다. 첫 눈에 확 들어온 갈색머리 정도만 다를까. "드라마 시작할 때 예약을 잡아놓고 끝나자마자 염색을 했다"며 한껏 신이 난 모습도 담여울과 꼭 닮아 보였다.

촬영 마지막 일주일이 300년처럼 길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래도 힘든 내색 없이 누구보다 밝게 견뎠다. 억지로라도 밝아지려 하면 힘이 생긴다는 것이 수지의 생각이다. "어딜 가나 제가 막내잖아요. 스태프 앞에선 목소리톤도 올라가요. 없던 애교도 생기고요. 촬영장에서 보면 항상 저 혼자 신나 있어요."

속이 깊다. 그리고 어른스럽다. "투정부리기 싫어서 힘들다는 얘기도 잘 안 했다"는 말에선 옹골찬 내면도 엿보였다. 물론 스트레스가 없진 않았다. 그래도 남 탓을 한다거나 모른 척 피하진 않았다. "친구와 친한 언니들 만나서 차 마시면서 속에 쌓인 걸 풀곤 했어요. 잔잔한 발라드나 록발라드 음악도 많이 듣고요. 이게 제 스트레스 해소법이에요."

'구가의 서' 담여울도 자신 앞에 닥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돌파 했다. 반인반수 최강치(이승기) 옆에 있으면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와 함께하는 삶을 택했다. 돌직구 같은 사랑이었다. 수지도 그런 담여울을 무척 좋아했다. "여울이의 성격이 저랑 정말 비슷해요. 사랑방식도 잘 맞구요. 대본을 보면서 공감할 때가 많았어요. 여울이는 좋아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아이거든요. 저도 어릴 땐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먼저 고백하기도 했어요. 그런 감정이 이해되니까 여울이에게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25
자신이 캐릭터 안으로 들어갔다는 점은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온전히 캐릭터로서 존재하는 기분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이전 작품들에서는 상대방을 캐릭터로 사랑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늘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어요. 승기 오빠가 정말 강치로 보였어요. 그래서 여울이의 눈으로 강치를 바라보고, 여울이의 마음으로 강치를 사랑했어요."

달빛 아래 애달팠던 키스신은 '구가의 서' 명장면 중 하나다. 아름답기도 했지만, 의외로 수위가 높아서 화제가 많이 됐다. 연출자 신우철 PD가 "괜찮겠냐"고 걱정하기도 했다는데, 수지는 "잘 나온 것 같다"며 의연한 모습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강남오빠가 저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는 장면을 보시던 아빠가 주먹을 꽉 쥐셨대요. 그래서 이번엔 방송 전에 엄마에게 미리 예고를 했어요. 조금 진할 수도 있다고. 그런데도 엄마는 깜짝 놀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대본에는 키스신이라고만 적혀 있어서 어느 정도 수위인지 몰랐어요. 현장에 가면 답이 나오겠거니 했죠. 다만 당황하지 않으려고 마음의 준비는 단단히 했어요. (웃음)"

수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는 질문에도 이 키스신을 꼽았다. 그러곤 "드라마 내용상 몇 번의 실패 끝에 이뤄진 것이라 더 열정적으로 임했던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구가의 서'를 통해 수지는 '국민 첫사랑' 타이틀을 벗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연기가 성숙해졌다는 의미다. 신우철 PD에게 잘했다는 칭찬을 받은 날엔 너무 좋아서 잠도 못 잤다고 한다. 연기의 재미를 느낀 데다 칭찬까지 받으니 의욕도 커진다. "팜므파탈처럼 치명적인 여자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섹시함은 여자만의 특권이니까요. 비련의 여주인공도 좋아요. 액션도 꼭 하고 싶고요. 이번에 신수 역을 제가 했어야 하는 건데…. 두고두고 아쉽네요. 푸하하."


이제 연기자 수지에서 미쓰에이 수지로 돌아와야 할 시간. 무대에선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미쓰에이로 활동할 때는 되도록이면 파격적인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연기에선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거고요. 노래와 연기의 서로 다른 매력을 느끼는 만큼, 두 곳에서 각각 다르게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커져요."

드라마를 모두 마쳤으니 하고 싶은 일도 많을 터. 달콤한 휴식을 상상하는 수지의 목소리가 들뜬다. "혼자서라도 어딘가로 잠시 떠나고 싶어요. 산을 보면서 마냥 가만히 있어도 좋을 거 같아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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