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보컬의 신' 이승철, "용필 형님에 '자극', 매일 밤새웠죠.." 고백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3-06-16 08:51 | 최종수정 2013-06-17 11:21


'보컬의 신' 이승철이 정규 11집으로 돌아왔다. 이승철의 새 앨범은 '가왕' 조용필의 컴백으로 기성 가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만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승철은 선공개곡 '사랑하고 싶은 날'이 공개와 동시에 각종 차트 정상에 오르며 존재감을 다시 입증했다. 사진제공=루이엔터테인먼트

"11에서 10을 빼면 다시 첫 번째 잖아요!"

'보컬의 신' 이승철이 11번째 정규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2009년 9월 10집 '뮤토피아(Mutopia)' 이후 3년 9개월 만에 새로운 정규 앨범을 발표한 것. '오랜만의 정규 앨범'이라는 말에 이승철은 "외국 가수들은 5~10년에 한번씩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생각하면 시간이 오래 걸린건 아니다. 그동안 OST, 콘서트를 하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됐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이번 앨범은 파트1인 '센슈얼리즘(Sensualism)'과 파트2인 '에고티즘(Egotism)'으로 나뉘어 출시된다. 파트2는 9월 말이나 10월 초에 출시되는데 이미 작업이 70% 이상 진행됐다.

정규 11집의 의미에 대해 이승철은 "11에서 10을 빼면 1이 되는데 마치 정규 1집을 내는 것처럼 다시 시작하는 앨범이다"라고 밝혔다.


'슈스케' 탈락자들의 눈과 귀가 의식됐다!

이번 앨범은 유난히 신경이 쓰였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전국민의 오디션으로 불리는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으로 꾸준히 활동하며 '독설 심사'를 날려왔기 때문.

이승철은 "'너는 얼마나 잘하나 보자'라며 들을 후배들과 오디션 탈락자들의 눈과 귀를 의식 안할 수 없었다"며 "그래서 히트곡보다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노래 분위기를 앞선 앨범들과 다르게 하는데 주안을 뒀다"고 설명한다.

이어 "파트1은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트렌디한 느낌의 노래를 담고 싶었다. 대신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록 발라드는 파트2에 몰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은 작곡가 전해성이 맡았다. 전해성은 "7집 '긴하루' 이후 모처럼 다시 작업을 하게 됐다. 같이 생활을 하면서 곡을 쓰다보니까 소통이 빨라졌고 곡수가 많아졌다"며 "다른 가수와 달리 수동적으로 곡을 쓰기보다는 뭔가 떠오르는 것을 받아서 써야 하는데, 그게 생각이 안나면 어떻게 하나라는 초조함 속에서 작업을 했다"고 회상했다.

총 9곡이 실린 파트1의 선공개곡은 '사랑하고 싶은 날'. 이승철은 "지난해 받았던 노래인데 별로라 생각해 안불렀다. 그러다 이번에 우연히 들었는데 괜찮더라"며 "한 번 불렀을때 느낌이 이상하더니, 두번째 부르는데 예전의 추억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나더라. 이런 느낌은 '마지막 콘서트' 이후 25년 만이다" 고 밝혔다.


타이틀곡 '마이러브', 이승철의 고난이도 보컬 만끽

11집의 타이틀곡은 리드미컬한 신시사이저와 슬프면서 감미로운 멜로디가 잘어우러진 미디움 팝록 '마이 러브(My Love)'. 이 노래는 이승철의 애절한 보이스가 드럼비트의 사이사이를 넘나들며 슬픈 가사의 감정전달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고난이도의 테크닉을 느낄 수 있다.

이승철은 "대중 가요는 미리 만들어 놓기 보다는 가수와 프로듀서의 감각이 중요한 것 같다. 파트1에 수록된 9곡 중 한곡을 뺀 나머지는 3개월 안에 다 쓴 것이다"며 "그 중 타이틀곡 '마이 러브'는 사흘만에 만들어 졌다"고 곡 탄생의 비화를 공개했다.

특이하게 이번 앨범에는 동아방송대 08학번 학생들의 작품이 2곡 수록됐다. '늦장 부리고 싶어'는 이승철이 처음 시도해보는 힙합 스타일로, 처음에는 두려워서 학생들과 같이 부르려고 했는데 막상 해보니 어울려 혼자 불렀다. '40분 차를 타야해'는 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쓴 곡으로, 가사의 신선함이 절로 귀를 사로잡는다.

이승철은 "학생들의 작품 40곡을 받았는데 OST에 넣어도 될 만한 곡이 30곡은 되더라"며 "우리나라는 가수에 비해 작곡가 수가 적은데 학생들의 좋은 작품을 끌어올린다면 신선하고 좋은 음악이 나올 것 같아 음반에 수록했다"고 작업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 가족과 함께 여행간 하와이 마우이의 한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캐나다 작곡가에게 운명처럼 6곡을 받았는데 파트1에는 '손 닿을듯 먼 곳에'만 우선 실었다.


'가왕' 조용필, 이승철을 노력하게 만들었다

이승철이 '보컬의 신'으로 불리지만 이번 앨범을 준비하던 막바지에 '가왕' 조용필의 컴백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승철은 "음악은 각자의 색이 있기 때문에 조용필 형의 새 앨범 때문에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 없다. 하지만 형이 컴백을 하며 (온라인 생중계로) 쇼케이스를 하고 티저를 공개하는 등 여러 활동을 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용필이 형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매일 밤을 새우며 노력을 많이 했다. 나를 노력하게 만든게 용필이 형이다"라고 덧붙였다.

앨범 홍보 방법도 바뀌었다. 이승철은 원래 뮤직비디오에 돈을 많이 쓰는 스타일이 아닌데, 아내가 직접 뮤직비디오계에서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차은택 감독을 택해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또 18일에는 광화문에서 정규 11집 발매를 기념해 팬들에게 처음으로 소개하고 소통하기 위한 특별한 쇼케이스 '이승철의 어서와'를 개최한다.

이어 '보컬의 신' 답게 11집에 수록된 '비치 보이스'라는 제목으로 6월 29일 창원을 시작으로 8월까지 전국 투어 콘서트에 나선다.

이승철 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독설을 시원하게 날리는 '슈퍼스타K' 심사위원이다. 이승철은 "사실 심사위원을 하며 안티도 많이 생겼다. 그래서 많은 가수들이 심사위원 자리를 꺼린다. 하지만 나는 심사위원이 또다른 세계를 보여준 것 같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게 행복하고 좋다"며 "올해도 1차 심사를 봤는데 또 좋은 친구들이 많이 나왔다. 예전에는 참가에 의의가 있었다면 이제는 가수가 되기를 원하는 실력있는 친구들이 나오고 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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