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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목격자 진술 하겠나", "익산 사람으로서 정말 부끄럽다", "경찰이 15세 소년의 인생을 망쳐놓고 한다는 말이... 기억안난다고?", "2007년에도 어이없는 기사 있었네요"
당시 사건은 이랬다. 지난 2000년 8월 10일 새벽 2시 경,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40대 택시기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어깨와 가슴 등에 무려 열두 군데 칼에 찔려 사망한 남성의 모습은 참혹했다.
경찰이 범인을 찾기 위해 현장 주변을 수색하고 있을 때, 동네 다방에서 배달 일을 하던 15살의 최군이 자신이 범인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은 당시 사건을 과학적인 시뮬레이션으로 재조사했다. 범행 시각 추정과 법의학자의 자문 등을 토대로 나온 결과는 1분여 만에 격렬하게 저항하는 40대 건장한 택시기사를 8회 이상 칼로 찌르는 시간이 있어야 가능한 범행이라는 것. 법의학자는 "칼의 크기를 봤을때 갈비뼈 사이에 끼었다 빠지는 과정이 있어, 도저히 그 시간안에 8차례의 난도질을 할 수 없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다시 찾아간 익산 경찰서 관계자들은 "시간이 오래 지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만 했다. 사건 담당 형사들이 전근 가거나 그때 보조 역할만 해서 잘 모르겠다는 것.
최군 모친은 "당시 아들이 끌려가 맞는 소리를 들었고, 쫓아 들어 가려는 자신을 경찰들이 저지하며 '앞으로 면회도 못한다'고 협박해 눈물만 흘렸다"고 인터뷰했다.
제작진은 당시 범행 현장을 지켜본 새로운 목격자를 찾아냈다. 새 목격자는 "당시 자동차 앞에 오토바이는 없었으며, 택시기사의 발이 열린 차문으로 나와 '쉬고 있나보다'라고 생각했다"고 전해 최군의 오토바이와는 관련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증언했다.
10년을 억울하게 옥살이했다고 주장하는 최군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출소한지 3년,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최군에게는 당시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던 살해된 택시기사의 보험금을 갚아야할 의무까지 있었다. 1억대의 보험금을 피해자의 보험금으로 지급해야만 하는 것. 때문에 사건에 대한 재심청구를 준비할 수 밖에 없는 상이지만, '법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우리나라에선, 재심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형사사건인 경우 해당 경찰, 검찰, 판사까지 기존에 있던 모든 것을 뒤엎어야 하기에 사례는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네티즌들은 익산경찰서 측이 최군에게 고문과 협박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익산경찰서 국민 자유게시판을 통해 비난하고 있는 상황. '그것이 알고싶다'가 방송된 이후 익산경찰서 자유게시판에는 하루도 안돼 300개에 육박하는 항의글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공권력에 대한 처참한 실망", "영화 '부당거래'를 보는 줄 알았다. 엉뚱한 사람 범인 만들기", "10년의 시간은 어떻게 보상할 것이며, 아직도 남은 억대의 보험금은 어떻게 할 것이냐", "익산시민으로서 부끄럽다. 무서워서 어떻게 익산 시내를 활보하고 다니겠나"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익산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