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최수종? 최수종의 눈물에서 배워라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06-02 12:03 | 최종수정 2013-06-03 07:46


배우 최수종.

오랜 시간 동안 배우 활동을 하다 보면 다양한 작품을 통해 얼굴을 비추게 된다. 그런데 유독 특정 장르의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되는 배우들이 있다. 최수종이 대표적인 예다. '사극의 제왕'이라 불리는 배우. '사극'이란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최수종의 이름을 떠올리게 될 정도다.

최수종은 '태조 왕건', '해신', '대조영' 등의 사극에 출연했다. 물론 그가 출연한 현대극도 많았지만, 사극에서의 활약이 워낙 두드러졌다. 최근엔 KBS 드라마 '대왕의 꿈'에 출연해 김춘추 역을 연기했다.

데뷔한지 20년이 훌쩍 넘은 배우가 한 장르에서 꾸준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박수를 받아 마땅할 일. 하지만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최수종의 자리를 대신할 만한 새로운 배우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최수종의 뒤를 이을 만한 '제2의 최수종'이 이제 등장할 때가 되지 않았냐는 것.

방송 관계자들에게 최수종이 사극에서 유독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하나 같이 "최수종 만한 사람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극 속 다양한 인물들을 최수종 만큼 잘 소화해내는 배우가 없다. 여러 편의 사극에 출연하며 얻은 노하우에 본인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는 것. "방송사 입장에선 '최수종 카드'를 외면할 수 없다. 연기와 시청률이 보장되는 최수종 카드가 있는데 굳이 모험을 할 순 없지 않겠냐"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수종 만큼 사극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는 배우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도 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최수종은 현재 방영 중인 '대왕의 꿈'을 찍으면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드라마 촬영 중 두 번의 낙마사고와 한 번의 교통사고를 겪었다. 어깨 인대와 쇄골, 손가락 등에 부상을 당했고,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첫 번째 낙마사고를 당해 어깨 인대가 파열됐을 땐 "수술을 하면 촬영을 못하게 된다"며 진통제를 맞으면서 촬영을 이어나갔지만, 두 번째 낙마사고에서 쇄골과 손가락이 골절되면서 결국 수술을 받아야 했던 것. 교통사고를 당한 주연 배우 박주미가 드라마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서 당한 부상이었다. 하지만 최수종은 의연히 촬영 현장에 복귀해 다시 말을 타는 장면을 촬영하는 등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줬다.

최수종은 최근 극 중 죽음을 맞는 장면의 대본 리딩을 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우여곡절이 많은 촬영이었던 데다가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그만큼 컸기 때문. 심각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촬영을 강행했던 노력이 없었다면 흘릴 수 없는 눈물이기도 했다.

'제2의 최수종'이 되려는 배우들이 있다면 최수종의 이 눈물에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