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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3-02-14 13:28


조인성-송혜교 주연의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시청자의 호평 속에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사진캡쳐=SBS

드디어 첫 뚜껑이 열린 스타 군단의 작품은 기대만큼 역시 그 결과도 훌륭했다.

2월 13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평 속에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조인성과 송혜교의 국내 드라마 복귀작으로 일찍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한 폭의 그림같은 아름다운 영상미, 가슴 깊이 파고드는 진한 스토리 등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보는 이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1, 2부 연속 방송이라는 파격적인 편성도 마치 안방극장에서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오히려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그들이 사는 세상', '빠담빠담'을 통해 환상의 하모니를 보여줬던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감독은 이번 드라마에서도 변함없는 저력을 과시하며 또 하나의 수작을 예고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남녀주인공의 만남, 그 과정에서 강렬하면서도 절절하게 번져 나가는 섬세한 감정선이 촘촘하고도 아름답게 그려졌다. 이미 일본 원작 드라마와 국내 영화로 두 차례나 제작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기존 작품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며 신선하고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흠잡을 데 없이 안정적이었다. 군 제대후 팬들에게 선보이는 첫 작품으로 8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조인성은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과감한 액션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만 했다. 보기에는 강해보여도 속으로는 한없이 외로운 남자 주인공 오수의 단단하면서도 쓸쓸한 캐릭터 역시 마치 처음부터 조인성의 몫이었던 것처럼 잘 어울렸다. 송혜교의 연기 내공도 월등하게 발전했다. 자칫 어색할 수 있는 시각 장애인의 시선 처리를 전혀 흔들림 없이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것은 물론이고, 장애를 가진 재벌가 상속녀의 도도하면서도 애처로운 감정을 절묘하게 넘나들었다. 특히 아버지를 잃고 누구 하나 믿고 의지할 데 없이 세상에 홀로 남은 슬픔을 연기하며 온 몸으로 오열하거나, 갑자기 등장해 거짓으로 오빠 행세를 하며 자신을 혼란시키는 오수(조인성)와 부딪히며 예민한 감수성을 터뜨리는 장면들은 '송혜교의 재발견'으로 봐도 무방할 만큼 뛰어났다.

한편,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유년시절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첫사랑에 실패한 후 의미없는 삶을 사는 뒷골목 남자 오수와 부모의 이혼과 오빠와의 이별 후 갑자기 찾아온 시각 장애로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사는 재벌 상속녀 오영(송혜교)가 만나 삶에 대한 희망과 진정한 사랑을 찾아나가는 이야기로, 일본의 인기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이 원작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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