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해진 "코믹 연기, 잘 까불면 된다고 생각들 하지만..."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9-23 14:36 | 최종수정 2012-10-10 09:59


배우 유해진.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배우 유해진(42)은 '코믹연기의 달인'으로 통한다.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안긴다. 코믹 연기는 그의 주특기이자 배우로서 최고의 무기. 그런 그에게 "코믹 연기가 어렵냐, 정극 연기가 어렵냐"고 물어봤다. "아무래도 코믹 쪽이 쉽다"는 대답이 돌아올줄 알았다. 하지만 정반대였다. 유해진은 "정극이 더 편하다"고 했다.

"정극이 하면서 더 편하기도 하고 연기하는 느낌도 들어요. 코믹한 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에요. 보는 분들은 그냥 잘 까불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까불어야 하는 건지 고민해야 되잖아요. 끊임없이 생각해야 돼요. 웃음 포인트를 놓치면 극장 분위기가 싸해지죠."

유해진은 영화 '간첩'에서 제대로 된 정극 연기를 보여준다. 피도 눈물도 없는 간첩 최부장 역을 맡았다.

"웃음을 주는 부분이 빠져서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만약 제 캐릭터가 그런 코믹 요소를 갖고 있으면 이야기 자체가 산으로 갈 것 같아서 그런 건 아예 배제시켰어요. 사실 저도 감독님이 이 캐릭터를 같이 하자고 해서 약간은 의외였어요. 아마 '부당거래' 때의 모습 때문에 이런 역할로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그는 "요즘엔 약간 근질근질하고 확 까불고 싶기도 하고 그래요"라며 웃었다. 이어 "평소 제 모습은 최부장 캐릭터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저를 보고 생갭다 굉장히 점잖다, 의외다란 얘기를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늙나봐요. 자꾸 점잖아져요.(웃음)"

간첩 역을 맡다보니 북한말 공부에 매달려야 했다. 영화 속 그는 자연스러운 억양의 북한말을 구사한다.

"북한말 다큐멘터리도 보고 지도해주는 선생님이 계셨어요. 선생님이 단순히 억양 뿐만 아니라 '동무'와 '동지'의 어감 차이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도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영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배우고, 촬영 현장에선 그때그때 항상 전화 통화를 해서 배웠죠."

유해진의 화려한 액션신 역시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가 될 듯하다. 그는 멋들어진 액션신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김명민과의 1대1 격투신이 하이라이트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갭다 그림은 잘 나온 것 같아요. 무술 감독님이 신경을 많이 써줬어요. '무사' 때부터 알고 있던 액션 스쿨 식구인데 액션신을 잘 소화하게끔 해줬어요. 까딱하면 사고가 있을 수도 있어서 다칠까봐 걱정을 했는데 그런 일도 없었고요."

'명품 배우' 김명민과의 첫 호흡도 좋았다고 했다. "진짜 좋았어요. 처음 같이 연기한 데다가 낯선 사람이고 극 중에서 대립하는 역할이라서 약간 걱정이 있었는데 너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평상시엔 아무 대립이 없었어요.(웃음)"

유해진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기억에 확실히 남는 장면이 있다면 그 영화를 찍은 사람으로서 좋은 청신호인 것 같다. 관객들이 극장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 그 장면에 대해 얘기를 할 땐 배우로서 굉장히 보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배우 유해진.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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