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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예능 출연은 최근 대세처럼 자리 잡았다. 이제 배우들이 예능에 고정 패널로 출연한다고 해서 어색하게 보는 이들은 별로 없다. 예전 배우들이 예능에 출연한다고 하면 '격(?) 떨어진다'고 치부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배우들의 예능 출연 활약상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한혜진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를 통해 넘치는 예능감을 뽐내고 있다. MBC '놀러와'를 제치고 월요 대표 예능이 된 '힐링캠프'에서 한혜진의 몫은 빼놓을 수 없다. 이경규와 김제동인 주거니 받거니 토크쇼를 이끌어 간다면 한혜진은 중간 중간 잔재미를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출연자들의 '별명 짓기'는 한혜진의 감각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해주고 있다. 시청자들도 호평 일색인데다 시청률 역시 SBS의 간판 토크쇼로 떠오를 만큼 높아 한혜진의 예능 질주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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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송지효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 예능감의 정점을 찍다 최근 다소 하락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런닝맨'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송지효의 이렇다할 활약상은 눈에 띄지 않는 편이다. 그의 털털한 모습은 '런닝맨'에 안착하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개리와의 '월요 커플'이 깨진 이후 시청자들은 송지효에게 그 이외의 무엇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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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강심장'에 신동엽과 함께 투입된 이동욱은 큰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는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때 화요일을 호령했던 '강심장'은 지난 19일 시청률이 5.9%까지 떨어졌다. 물론 이것은 집단 토크쇼의 인기가 시들해진 탓이 크다. 하지만 이동욱이 '강심장'에서 이렇다할 역할을 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능수능란한 MC 신동엽 옆에서 '박장대소'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것. 그가 아직 배우로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달 28일 방송한 '강심장'에서 모델 한혜진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보며 이동욱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수위를 넘나드는 방송에 조심스러웠던 것. 좀 더 틀을 깨고 자유롭게 예능을 즐기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고현정의 '고쇼'는 지난 22일 전국 시청률 5.9%를 기록했다는 것보다 계속 시청률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 '고쇼'의 메인MC인 고현정이 카리스마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이제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카리스마가 게스트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게스트를 포용하는 쪽으로 발휘돼야 한다는 것은 '토크쇼의 정석'이다. 하지만 카리스마가 지적받자 최근에는 그 부분을 줄이면서 '팬심'처럼 보이게 돼버렸다는 것이 문제. 때문에 이제 고현정이 게스트를 포용하는 카리스마를 키우는 것이 '고쇼'의 관건이 됐다. '고쇼'가 연말까지 연장된 상태에서 어느 정도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