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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男' VS '태양女' 이란성 쌍둥이? 네티즌 "소름끼칠 정도"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4-26 16:22


사진제공=KBS

KBS 수목극 '적도의 남자'(이하 적도남)의 상승세가 무섭다.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벌써 15%(이하 AGB닐슨) 고지를 점령했다. 농담처럼 "20%가 넘으면 내가 '한 턱' 쏘겠다"고 말한 '적도남'관계자의 말이 현실로 다가올 정도다. 그런데 '적도남'을 보면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바로 극의 여러가지 면에서 김인영 작가의 전작 '태양의 여자'(이하 태양녀)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읜 최근 '적도남'과 '태양녀'를 비교하며 "소름이 끼칠 정도"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우선 캐릭터의 대립이 눈에 띄게 닮았다. 제목처럼 '적도남'은 남자 캐릭터의 대비를, '태양녀'는 여자 캐릭터의 대비를 내세웠다는 점이 다를 뿐 이들의 대립을 중심축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태양녀'는 최고 인기 아나운서 도영(김지수)이 양부모의 친자식 사월(이하나)을 버렸지만 사월이 다시 돌아와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 중심이다. '적도남' 역시 장일(이준혁)이 선우(엄태웅)를 절벽에서 밀었지만 선우가 다시 돌아와 복수한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다.

게다가 기존 드라마와 달리 악인의 캐릭터에 연민이 느껴진다는 점도 김작가 드라마의 특징이다. '태양녀' 속 도영은 자신의 성공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거짓말을 늘어놓지만 사월의 덫에 걸린다. 마찬가지로 '적도남'의 장일도 선우가 꾸며놓은 복수의 틀에 고스란히 스며들고 있다. 반대로 사월과 선우는 악랄할 정도로 복수의 칼날을 날카롭게 세워 보는 이들까지 섬뜩하게 만든다.

'태양녀'의 백미는 사월이 어릴적 언니의 악행을 그린 연극을 도영에게 보여주면서 치를 떨게 만드는 장면이다. 이런 점은 '적도남'에서 수미(임정은)가, 선우를 죽이고 도망가는 장일의 모습을 그려 전시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제작발표회에서 여주인공이 핑크색 드레스를 입은 것까지 비슷한 '적도의 남자'와 '태양의 여자'. 사진제공=KBS
이같은 유사한 점과 함께 두 드라마는 시청률 추이까지 무서울 정도로 비슷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태양녀'는 2008년 방영 당시 손예진 지진희 주연의 MBC '스포트라이트', 이준기 주연의 SBS '일지매'와 맞붙었다. 방영 전부터 '꼴찌'가 예상됐고 첫 방송에서도 7.6%를 기록하며 예상대로 '꼴찌'였다. 하지만 점점 상승세를 기록하더니 마지막회에서는 26.9%라는 대박 시청률로 마무리했다. 방송가에서도 10% 밑에서 시작해 이같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드라마가 드물기 때문에 4년이 지난 아직도 회자되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태양녀'다.

그런데 '적도남'의 시청률 추이가 '태양녀'와 판박이다. 동시간대 MBC에서는 이승기와 하지원을 내세운 '더킹 투하츠', SBS에서는 박유천 한지민을 내세운 '옥탑방 왕세자'가 전파를 타고 있지만 이들의 이름값을 무색케할 정도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적도남'은 지난 달 21일 7.7%로 시작했고 '태양녀'와 똑같이 5회만에 10%의 벽을 넘었다. '적도남'은 11회에 15%를 기록했고 '태양녀'는 12회에 14.7%를 기록했다. '적도남'도 이 추세로 간다면 '태양녀'처럼 17회 정도에는 20%를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태양녀' 시청률과 '적도남'의 시청률이 비슷한 추세로 흐르고 있어 관계자들도 놀랄 정도다. 김작가의 흡인력이 대단한 것 같다"며 "역시 드라마는 스토리라인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이 또 다시 입증됐다. '적도남'도 '태양녀'처럼 짜임새있는 구성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름끼칠 정도'로 '태양녀'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적도남'이 후반 20%를 넘어 평행이론을 완성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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