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은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극도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킨 메디컬 드라마였다.
|
'브레인'은 '충무로 연기파 배우'라는 이미지로만 각인돼 온 신하균의 숨은 매력을 한껏 뽑아냈다. 제작사의 캐스팅 번복 등 난항 끝에 주연을 꿰찬 신하균은 놀랄만한 연기 내공을 펼치며 근래 보기 드문 배우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균앓이'에 빠진 시청자들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극중 의상과 말투, 심지어 휴대폰 통화 모습까지 매력 찾기에 열을 올렸다. 신하균의 카멜레온 같은 변화무쌍한 모습은 '브레인'의 인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의학 드라마 불패신화
|
'브레인'은 성공에 대한 열의에 불타는 의사 이강훈(신하균)의 성장 과정을 그렸다. 교만한 속물으로 보이는 그가 인술을 펼치는 진정한 의사로 거듭난다는 다분히 상투적인 설정이지만 하나의 절대적 잣대 속에 선과 악을 구분하는 틀에서 벗어나 있다. 이강훈과 엄청난 상극이었던 김상철(정진영) 교수를 통해 인간 본성을 투영해낸 것은 누가 누구를 가르친다는 차원에서 탈피해 내면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꼬집은 측면이 크다. 이강훈과 라이벌 서준석(조동혁)과의 관계 또한 극한 대결구도로만 몰고가지 않은 것은 '브레인'이 가진 특색이 아닐 수 없다.
과유불급의 아쉬움
시청률에 비해 체감 인기가 더 높았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브레인'이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주인공 신하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서 다른 배우들이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 또 병원내 권력 다툼과 이강훈-김상철의 인간적 고뇌, 남녀주인공의 러브라인, 조연들간의 소소한 에피소드까지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면서 정작 어느 것 하나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마무리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 모든 것을 담아내면서도 드라마가 산으로 가지 않은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