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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이템 고갈이라는 어쩔 수 없는 벽에 부딪힌 것일까.
하지만 양준혁 개인이 아닌 '남격'으로선 소재 고갈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방송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소개팅은 이미 지난해 배우 김성민과 이정진을 대상으로 선보인 아이템으로 전혀 새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격'은 최근 심각한 아이템 고갈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합창단 프로젝트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자, 올 해 또 다시 같은 아이템을 선보였고, 이를 장기간 진행하면서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다. 여기에 자격증 취득과 탭댄스 등 장기 프로젝트가 지나치게 느슨하게 전개되는 인상을 심어주면서 더 이상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남격'은 남자라면 한 번쯤 도전해봐야 할 것들을 주제로 매회 미션을 제시하는 컨셉트로 진행돼 '중년판 무한도전'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MBC '무한도전'이 다년간 방송에도 진화를 거듭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기고 있는 것과 달리 방송 3년차에 소재 고갈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더욱이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11일 방송분 시청률 17.5% AGB닐슨 기준)이 최근 위협적으로 다가오면서 '남격'(14.2%)은 때 아닌 위기에 봉착했다. 양준혁과 전현무 아나운서의 합류 후 새로운 캐릭터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양준혁이 아직까지 예능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아나운서의 캐릭터가 이미 많이 소진된 측면이 없지 않다.
특히나 '남격'의 부진은 '해피선데이' 전체 시청률을 떨어뜨리는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형제코너인 '1박2일'이 메인 MC 강호동의 갑작스러운 하차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는 국면을 생각할 때 '남격'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실정이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