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신인감독] 인상적인 데뷔전 영광은?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1-11-22 18:04







2011년은 어느 해보다 신인감독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신선한 연출력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던 작품들이 신인감독상 후보에 포진했다. 누가 상을 받든, 충무로의 미래는 이들로 인해 더욱 밝아질 게 분명하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강동원과 고수가 선택한 '초능력자'의 김민석 감독은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했다. 눈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와 그의 초능력이 유일하게 통하지 않는 남자의 대결이라는 독특한 발상에 찬사가 쏟아졌다. 2004년 단편 '올드보이의 추억'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들의 극찬을 받았던 김민석 감독은 '달콤한 인생'과 '괴물'의 연출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갱과 조연출을 거쳐 마침내 '초능력자'에서 내공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헬로우 고스트'의 김영탁 감독은 웃음과 눈물을 딱 알맞은 비율로 버무려내는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였다. 외로워서 죽고 싶은 남자와 그 앞에 나타나 황당한 소원들을 늘어놓는 귀신들의 에피소드는 지난 겨울 극장가를 훈훈하게 데웠다. 일찍부터 영화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김영탁 감독의 시나리오는 일주일만에 주조연 배우 캐스팅과 투자사의 투자 결정이 완료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고 후쿠오카영화제에도 초청됐다.

김정훈 감독은 '쩨쩨한 로맨스'로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식을 치렀다. 경험은 전무하고 이론에만 막강한 섹스칼럼니스트와 지루한 스토리로 고전하고 있는 만화가의 연애담을 재치있게 그렸다. 최강희, 이선균은 물론 오정세, 류현경, 송유하 등 개성 넘치는 주조연 캐릭터들을 빚어낸 솜씨가 특히 돋보였다. 단편영화 '어깨동무' 연출과 '청풍명월' 등의 연출부를 거친 준비된 신예다.

박정범 감독은 '무산일기'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신인남우상에 동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남한 사회에 내던져진 탈북자들의 척박하고 고독한 삶을 통해 우리 안의 차별과 가식, 위선을 뒤돌아보게 하는 메시지가 통렬하다.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과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을 비롯해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도빌아시아영화제,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파수꾼'은 '올해의 발견'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수작이다. 29세 젊은 신인감독 윤성현은 5000만원의 저예산으로 '파수꾼'을 만들었다. 세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친구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폭력과 미성숙한 소통이 불러온 비극을 놀랍도록 섬세하게 그려냈다. '파수꾼'은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2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서도 성과를 냈고, 이후로도 관객들의 요청에 의해 재상영되는 등 화제가 끊이지 않았다.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을 비롯해 홍콩국제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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