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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꽃미남 3파전서 압승한 유아인, '완득이' 뭐가 달랐나?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1-11-14 12:06 | 최종수정 2011-11-14 16:02


'티끌모아 로맨스'-'너는 펫'-'완득이' 스틸(위부터). 사진제공=필라멘트 픽쳐스,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수능 특수'를 맞이한 극장가 '표심'은 어디로 향했을까.

10일 수능시험, 11일 일명 '빼빼로 데이', 그리고 12-13일 주말까지 겹친 '황금휴일'에 극장가에선 차세대 스크린 스타 3인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지난 달 20일 개봉한 '완득이'의 유아인, 10일에 나란히 출사표를 던진 '티끌모아 로맨스'의 송중기와 '너는 펫'의 장근석이 그 주인공들. 이들은 '수능 특수'를 맞아 서울과 경기 지역 극장가에서 무대인사를 진행하는 등 표심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첫 대결은 유아인의 압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완득이'는 55만1983명(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불러모아 4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관객수는 벌써 338만2457명. 같은 기간 '너는 펫'은 20만5417명, '티끌모아 로맨스'는 14만6292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둘 다 '완득이'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완득이'의 상영관수는 13일 기준 525개, 반면 '너는 펫'은 363개, '티끌모아 로맨스'는 305개로 차이가 크다. 하지만 '완득이'가 극장가에서 독주하는 진짜 이유는 다른 영화들에 비해 관객층이 폭넓다는 데 있다. '티끌모아 로맨스'와 '너는 펫'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여성 관객을 공략한다면, '완득이'는 반항아 고교생 완득이의 성장담을 기본으로 스승과 제자의 멘토링, 가족 이야기 등을 다양하게 버무렸기 때문에 훨씬 더 다양한 관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요소를 갖췄다. 성인층을 비롯해 중고교생들이 동시대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인 것도 관객층을 아래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티끌모아 로맨스'의 송중기-한예슬 커플, '너는 펫'의 장근석-김하늘 커플 모두 연상연하 관계라, 별도의 개성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비슷비슷한 이미지로 비춰진 것도 역으로 '완득이'에 도움이 됐다. '너는 펫'은 아예 연하남을 '펫'으로 두는 설정이고, '티끌모아 로맨스'도 두 사람의 동업 관계를 기반으로 청년실업과 관련한 여러 에피소드를 배치한 것이라 현실성보다는 판타지에 기댄 측면이 크다. 반면 '완득이'의 유아인은 김윤석이라는 '큰 산'의 뒷받침을 받으며 유일한 남남 커플을 이뤘다. 또한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주변 인물로 배치하고 다문화가정 이야기 등 사회적 맥락을 극에 녹여내면서도 무거운 주제로 흐르지 않도록 노련한 연출력으로 갈무리해 현실감이 살아났고, 관객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커플간 호흡에서도 관객들은 유아인-김윤석의 손을 들어줬다. 영화 평점도 '완득이'는 9.02점, '티끌모아 로맨스'는 7.88점, '너는 펫'은 7.11점(네이버 기준) 순이다. '완득이'가 영화적 재미와 완성도에서 앞섰다는 의미다.

세 작품 모두 검증된 시나리오와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완득이'는 70만부 이상 팔린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고, '티끌모아 로맨스'는 영진위 시나리오 당선작이다. '너는 펫'은 일본에서 만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 컨텐츠다. 때문에 이들의 맞대결은 영화 외적으로도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기도 하다.

'완득이'는 개봉한지 한달 가까이 됐음에도 불구, 좀처럼 흥행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완득이'와 유아인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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