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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 없는 찐빵이 이보다 더하랴!"
박명수가 없는 MBC '무한도전', 이수근이 없는 KBS2 '1박 2일'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이들은 '1인자' 유재석과 강호동 옆에서 예능 프로그램의 양념 역할을 하는 2인자들이다. 때로는 1인자에게 격렬한 반항(?)을 하며 프로그램에 긴장감을 불어 넣기도 하고, 1인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깨알 재미도 찾아내 알찬 프로그램을 만들어간다. '제대한 2인자' 붐의 컴백을 맞아 현재 최고의 주가를 누리고 있는 2인자들을 꼽아보고, 더불어 그들의 캐릭터를 분석해봤다.
명실상부한 '2인자'의 최고봉이다. 그를 위해 '1.5인자' '1.3인자'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하지만 메인 MC를 맡은 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되며, 유재석 없는 박명수는 이른감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박명수가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서 했던 말처럼 유재석과 박명수는 상부상조하는 관계다. 모범생 유재석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 바로 '악역 명수'이기 때문이다.
박명수는 동료들은 물론, 제작진, 시청자들에게까지도 윽박지르고, 호통을 치는가 하면, 체력의 한계를 느끼면 '나몰라라' 드러눕기가 일쑤다. '1인자' 유재석의 자리를 호심탐탐 노리고, 뚱뚱보 정준하를 어리석다고 손가락질하고, '사기꾼' 노홍철과 담합과 배신을 밥 먹듯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이런 그도 개편 시즌에는 꼬리를 내리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유재석에게 "제발 날 떠나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며 딸 민서의 분유값을 들먹인다. 측은하지 않을 수 없다. 측은한 악역, 당분간 그를 대체할 자는 없다.
이수근: 든든한 일꾼
'1박 2일'에서 강호동의, KBS2 '승승장구'에서는 김승우의 든든한 오른팔이다. 이수근은 형들의 수습 안되는 개그를 살려내는가 하면, 프로그램이 미궁에 빠졌을 때 망가짐을 불사하며 재미를 돋우는 조커 역을 톡톡히 한다. 무엇보다 '1박 2일' 방송을 틀때마다 등장하는 그의 운전하는 모습은 궂은 일도 도맡아 하는 성실한 '2인자'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누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 연예계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캐릭터, 그게 이수근이다. 여기에 '1박 2일'에서 엄마 역을 맡아왔던 김C가 하차하며 이수근은 독불장군 같은 강호동을 내조하면서도 동생들이 기대고 싶은 작은 형의 캐릭터까지 굳혔다. 여러 상황극을 연출할 때는 데굴데굴 구르도록 웃기다가도, 심각할 때는 주목을 꽉 쥐고 눈물을 훔치는 인간적인 매력이 이수근의 가장 큰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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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은 드물게 '1인자'가 필요없는 '2인자'다. SBS '패밀리가 떴다'에선 유재석과 이효리 옆에서 '뒷방 늙은이' 같은 역할도 무난하게 소화했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윤종신의 진가는 집단 MC 체제인 MBC '라디오 스타'에서 김구라의 독설보다 참기 힘들다는 '깐죽'에 있다. 오랫동안 DJ 생활을 해온 그는 토크쇼의 절대 강자다. 김국진의 차분한 진행과 김구라의 독설 사이에서 적절한 타이밍으로 게스트의 허를 찌르는 윤종신을 보면 조마조마하면서도 감칠맛이 있다.
유세윤과 찰떡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tvN '비틀즈 코드' 역시 마찬가지다. 허무맹랑한 가설을 세워놓고 짜맞추기식으로 우겨대지만, 어쩐지 설득력이 있다. 보기드문 구강구조에서 풍겨나오는 정확한 멘트와 조목조목 따지고 뒤집어보는 말의 재미를 아는 이가 바로 윤종신이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