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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
'남자 배우는 30대 중반부터가 전성기'라는 말이 있다. 무작정 젊기만 한 20대에는 소위 '내공'이 없다는 말이다. '명품 조연'의 칭호가 붙는 배우들의 경우에는 조금 더 연령대가 높아진다. 보통 40대부터 전성기를 맞는다. 한 영화감독은 "연기가 너무 좋아서 무작정 계속하지만, 아쉽게도 주연급 스타까지 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신 40대에는 연기력이 출중해지고, 어느 분야에서나 그렇듯 업계에서는 빛을 보게 되어 있다. 감독들은 그런 이들을 잘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김정태를 비롯해 '1박2일'에 출연한 명품 조연들은 모두 40대이고, 최근에야 빛을 봤다. 이들은 또한 특출난 외모나 우연한 기회에 연예인이 된 경우보다는, 연기에 빠져 연극 무대에서부터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작, 1년에 많게는 7~8작품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 탁월한 연기력은 명품 조연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신 스틸러(길게 나오지 않지만 깊은 인상을 주는 등장인물)'인 만큼 각자 뚜렷한 특색이 있다. 조성하는 '꿀성대'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부드러운 목소리가 무기다. 젊었을 때는 '꽃미남'이었을 것 같다는 이미지 때문에 '중년 원빈'이라는 별명도 있다. 때문에 중년의 로맨틱 가이나 조선시대 왕 등 기품있는 역할을 많이 맡았다. 오달수는 '4차원'적인 이미지가 특색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어 보이는 캐릭터로 영화 '방자전'의 호색한 노인, '헤드'의 비밀을 감춘 천재 박사 등 코믹하면서도 의문스러운 인물을 많이 맡았다. 고창석과 박철민은 사투리 연기에 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창석은 '퀵'에서는 부산 사투리, '고지전'에서는 만주에서 내려온 독립군 출신이라는 설정에 따라 북한 사투리를 기막히게 구사했고, 박철민은 1분에 수십 마디의 욕을 할 수 있는 특급 전라도 사투리 능력을 가졌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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