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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 '남자의 자격'에서 '힐링캠프'까지.. 영리한 행보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1-08-14 16:57


이경규,스포츠조선DB.

주병진이 컴백을 준비한다면 이경규는 변신에 성공한 케이스다.

'버럭 개그'의 원조라고 불렸던 그가 최근 SBS 새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의 진행을 맡아 건재를 과시했다. '힐링캠프'는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몸과 마음의 치유를 뜻하는 '힐링'을 컨셉트로 내세운 토크쇼. 스타를 초대해 힐링 체험을 함께 나누며 자연을 통해 오감을 자극하는 토크쇼다.

이경규는 이 프로그램에서 김제동, 한혜진과 함께 스타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가운데를 고집하던 그의 자리는 좌측 귀퉁이로 밀려났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자신이 망가지는 모습으로 게스트가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서포트한다. '뒷방 늙은이' 같은 그의 겸손한 자세 때문에 게스트들은 무장해제된다. 게스트 김태원은 암 판정을 받았던 당시를 회상했고, 김영철은 현재 진행 중인 이혼 소송에 대해 털어놓았다. 지성은 부모의 이혼으로 겪은 힘들었던 추억을 꺼내놨다.

또한 얼마 전까지 여성과의 호흡이 맞지 않는다며 여성 MC를 극도로 꺼렸던 이경규가 세대 차도 꽤 나는 한혜진과 스스럼없이 농담도 했다. 일명 '규라인'이라고 볼 수 없는 김제동과의 호흡도 기대 이상이다. MBC에서 퇴출설까지 나돌았던 이경규가 대변신한 것이다.

지난 연말 이경규는 생애 처음으로 MBC가 아닌 타 방송사인 KBS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경규는 당시 KBS2 '남자의 자격' 스태프진을 일일이 열거하며, 매니저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무려 7번의 대상을 탔지만, 처음이었다. 이경규는 인터뷰를 통해 "대상을 받으면서 작가나 PD, 매니저에게 고맙다고 수상 소감을 하긴 처음이다. 그동안 쑥스러워서 잘 안했다.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그는 정말 똑똑한 사람이다. 예능 트렌드를 읽을 줄 알고, 그 기류에서 자신이 어떤 포지셔닝을 해야할 지 정확하게 아는 영리한 MC다. 이미 부활했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이경규는 옛 명성을 다시 찾을 것"이라고 자신있기 말했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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