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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시티헌터, 좀 더 현실적인 인물로 갈 것"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1-06-06 08:38 | 최종수정 2011-06-0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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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극 '시티헌터'가 초반 시청률에서 기대보다 못한 성적을 거둬 제작진을 노심초사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의 인기 만화가 츠카사 호조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시티헌터'는 원작의 인기로 인해 방송 전부터 기대감이 높았다. 섹시하고 냉철한 킬러 사에바 료와 아픔을 갖고 있지만 밝은 카오리의 찰떡 호흡은 만화 사상 최고의 킬러 콤비를 만들어냈다. 특히 만화 '시티헌터'는 화려한 액션에 코믹과 섹시코드를 마음껏 버무려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놨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드라마 '시티헌터'는 원작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었다.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은 인정한다해도 시작부터 이윤성의 불행한 출생을 보여준 '시티헌터'는 시종일관 진지 모드로 원작 팬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전혀 코믹하지 않고 여성에게 치근대지 않는 '시티헌터'는 살인을 의뢰받는 프로페셔널 킬러가 아니라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인간일 뿐이었다.

게다가 경쟁작 MBC '최고의 사랑'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출발한 '시티헌터'는 위기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같은 위기감은 시청률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2일 3회에서 '시티헌터'는 12.8%(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로맨스 타운'(10.3%)보다는 앞섰지만 이미 20%에 바짝 다가선 '최고의 사랑'(18.4%)을 앞지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

이에 대해 '시티헌터'의 책임프로듀서인 김영섭 CP는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사면서도 전혀 새로운 '시티헌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최고의 사랑' 때문에 힘들게 가고 있다"고 너스레를 떤 김 CP는 "편집할 때 진혁 PD와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 위에 '시티헌터'라는 만화가 갖는 이미지를 얹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만화 이야기를 그대로 차용하면 리얼리티가 떨어지기 때문에 국내 실정에 맞는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만화 이미지를 덧붙이겠다는 의미다.

이어 김 CP는 "'시티헌터'를 통해 드라마의 새로운 형식을 보여주려고 애를 쓰고 있다.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하려고 하고 있고 만화 원작과도 차별화하려고 한다"며 "물론 내용에는 로맨틱코미디도 있고 국민이 공감하고 분노했던 이야기도 있다. 새로운 스타일의 '시티헌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새로운 스타일의 '시티헌터'를 시청자들이 얼마만큼 공감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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