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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현실판 '산왕공고' KGC 전반 완벽한 경기력. 2위 LG 22점 차 대파 선두질주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3-02-15 20:52


[현장분석] 현실판 '산왕공고' KGC 전반 완벽한 경기력. 2위 LG …
KGC 오세근. 사진제공=KBL

[안양=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안양 KGC 인삼공사는 강했다. 전반전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 마치, 슬램덩크 최강 산왕공고의 현실판을 보는 듯 했다.

KGC는 1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창원 LG 세이커스를 89대67로 누르고, 팀 통산 최다 9연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1, 2위의 싸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지만, KGC는 비웃듯이 예상을 뒤엎었다. 32승11패를 기록한 LG는 2위 LG(27승15패)와의 승차를 4,5게임 차로 벌리면서 선두를 질주했다.


[현장분석] 현실판 '산왕공고' KGC 전반 완벽한 경기력. 2위 LG …
KGC 스펠맨과 LG 마레이. 사진제공=KBL
전반=슬램덩크 산왕공고를 연상케 한 KGC

오세근이 선제골을 기록했다. 변준형, 아반도와 잇단 2대2, 미드 레인지에서 오픈 찬스가 났고, 가볍게 성공시켰다. 이후, 변준형과의 픽&팝에서 3점 오픈 찬스가 나자, 이것마저 적중시켰다.

반면, LG는 마레이의 두 차례 포스트업이 스펠맨의 끈질긴 수비에 막혔다. KGC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포지션별 경쟁력이 강한데다, BQ가 높은 선수들이 많아 유기적 패스로 가장 효율적 득점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LG 수비 조직력은 상당히 탄탄하지만, KGC는 무리하지 않고 순간적 미스매치, 빠른 패스 타이밍으로 오픈 찬스를 만들었고, 확률높은 슛으로 연결됐다. 이 과정에서 오세근은 3점슛 2방을 포함, 8득점. 13-5, KGC가 기선을 제압했다.

LG는 만만치 않았다. 이관희에서 시작된 엑스트라 패스, 윤원상의 3점포. 이관희의 스틸에 이은 3점포로 6점을 추격. 모두 트랜지션 상황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확실히 올 시즌 LG 역시 2위를 차지할 자격이 충분한 팀이라는 점을 보여준 단적 장면. 1, 2위 팀 대결 답게 타이트하면서도 수준높은 공방전이 이어졌다. 마레이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스펠맨의 몸싸움을 뚫고, 우격다짐 포스트업 1대1을 시전. 그러자 스펠맨이 3점포로 응수했다. 다시 스펠맨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스펠맨, 오세근, 아반도의 트리플팀 속에서 공격 시도. 아반도의 반칙, 하지만, 마레이의 약점 중 하나는 자유투, 2개 모두 실패.


KGC는 문성곤과 오세근의 빅-빅 픽&롤로 가볍게 2득점 추가. 야금야금 스코어를 벌리면서 24-15, 9점 차 KGC의 리드. LG는 이번에도 마레이가 파울 자유투를 얻어냈지만, 1개만 성공. 그러자, 이번에는 아반도가 3점슛을 시도, 이관희의 파울을 이끌어냈다. 아반도는 3개 모두 성공.

LG는 이재도의 시그니처 플레이 중 하나인 드라이브 인이 림을 모두 계속 외면했다. 그러자 KGC는 이번에 문성곤이 미스매치를 활용, 골밑 득점과 동시에 이관희의 파울로 또 다시 3점 플레이를 만들어냈다.

LG는 조급했고, 공격 루트가 단조로워졌다. 결국 1쿼터 30-17, 13점 차 KGC의 리드.

이 경기의 변수는 LG의 세컨 유닛의 운용이다. 포지션별 경쟁력은 KGC가 앞선다. 단, LG는 세컨 유닛이 완성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40분 내내 강력한 활동력과 체력전으로 상대를 압박한다. 상대적으로 KGC의 식스맨 층은 얇은 편이다. 핵심 오세근 양희종, 먼로는 베테랑들이다. 체력전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LG는 2쿼터 김준일, 저스틴 구탕, 단테 커닝햄을 주축으로 한 세컨 유닛을 가동했다. 2쿼터 초반이 중요했다. 4쿼터 승부처를 만들기 위해서는 LG 세컨 유닛의 분전이 필요했다.

LG의 공격은 급했다. 이관희는 미드 점퍼 에어볼, 구탕은 무리한 돌파가 이어졌다. 평소답지 않은 LG의 공격. 그만큼 KGC의 조직적 수비와 노련미가 강한 압박을 주기 때문이기도 했다. 7분여를 남기고 40-21, 19점 차. 더 이상 벌어지면 LG 입장에서는 곤란했다. LG가 15점 차로 추격했지만, 양희종의 3점포가 터졌다. 이어 스틸. KGC의 세컨 유닛은 너무나 노련했다. 결국 양희종의 미드 점퍼로 45-25, 20점 차 KGC의 리드.

LG는 김준일이 인상적이었다. 양희종을 상대로 파울 자유투를 얻어냈고, 오세근과의 1대1 매치업에서도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단, KGC는 그때마다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하면서 응수.

결국, 오세근의 3점포가 터지면서 59-37, 22점 차 KGC의 리드.

LG는 트랜지션이 거의 봉쇄된 상황에서 세트 오펜스로 공격을 풀기는 쉽지 않았다. KGC는 수비의 맥을 알고 있는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때문에 LG 공격은 급해졌고, 무리한 슈팅 셀렉션이 많았다. 반면, KGC는 LG의 이런 조급함을 제대로 활용했다. KGC는 전반 약점이 거의 없는 슬램덩크 최강 산왕공고같은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 반면, LG는 KGC의 압박에 순간적으로 무너지는 모습.


[현장분석] 현실판 '산왕공고' KGC 전반 완벽한 경기력. 2위 LG …
KGC 스펠맨. 사진제공=KBL
후반=30점 차 KGC 리드. LG 반격의 시작

KGC는 특유의 모션 오펜스로 배병준의 미드 점퍼. 이후 이재도의 실책에 의한 문성곤의 속공이 이어졌다. 공수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LG가 정인덕의 코너 3점포로 추격했지만, 이번에는 변준형이 여유롭게 헤지테이션을 섞은 오세근과의 2대2, 이후 골밑 돌파에 의한 자유투까지 얻어내며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66-40, 26점 차 KGC의 리드.

LG는 마레이가 골밑에서 활로를 뚫을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스펠맨이 골밑에서 너무나 잘 버텼다. 골밑슛의 실패. 곧바로 오세근의 3점포가 터졌다. 오세근은 자신의 뜨거운 손을 바라보면서 믿기지 않는 다는 듯한 제스처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71-40, 31점 차. 사실상 승패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LG의 반격이 거셌다. 이관희가 3점포 2방을 작렬. 신인 양준석 역시 3점포로 활로를 뚫었다. LG 트랜지션이 조금씩 자연스러워졌다. 순식간에 20점 차로 스코어 차가 줄었다. 게다가 변준형이 5반칙 퇴장. 결국 77-59, 18점 차 KGC의 리드. 여유있게 앞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LG의 3쿼터 막판 추격은 심상치 않았다.

4쿼터 초반, 커닝햄의 속공 득점. KGC의 공격 효율이 뚝 떨어졌다. 체력적 부담감, 메인 볼 핸들러 변준형의 부재가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고비마다 LG의 외곽포도 말을 듣지 않았다. 이관희의 3점포가 빗나갔고, 양준석 역시 패스미스와 3점 에어볼을 던졌다. 신인드래프트 1순위 양준석은 확실히 슈팅과 패싱에는 센스가 있다. 단, 아직 보충해야 할 부분이 많다. 경기를 읽는 흐름, 수비의 약점을 찌르는 볼 핸들링이 미흡했다. 스피드에 기본적 한계가 있고, 파워가 부족하기 때문에 2가지 능력이 특출하지 않으면 프로적응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77-63, 14점 차 KGC의 리드. LG의 공격 실수가 아니었다면 10점 차 안으로 좁힐 수 있는 흐름이었다.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남은 시간은 6분2초. KGC는 스펠맨과 오세근의 2대2. 오세근이 파울을 얻어냈다. 승부처, 확률높은 공격을 했다. KGC의 강점이 승부처에서 나왔다.

16점 차로 달아났다. LG는 교착상태에서 좀처럼 결정적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했다. 결국 다시 18점 차, KGC의 리드, 시간은 경기종료 3분 안으로 들어왔다. 배병준의 골밑슛이 터지면서 다시 20점 차.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KGC는 3쿼터 중반, 4쿼터 초반 고전했지만, 강력했다. 한마디로 체력적 부담감에 의한 후반 경기력 기복을 제외하면 완벽했다.

변준형 문성곤 오세근, 스펠맨의 완벽한 코어, 상대의 수비에 따른 침착한 경기 운영과 확률높은 슈팅 셀렉션. 여기에 터프한 수비와 공수 조직력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벤치에서는 그렉 먼로와 양희종이 대기. 위기의 순간, 언제든지 불을 끌 수 있는 소방관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시즌 전 KGC의 세컨 유닛이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 부분도 경기를 치르면서 보충됐다. 이 평가는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LG는 이날 유독, LG 답지 못한 경기를 했다. 급하고, 단순한 공격을 고집했다. KGC의 강력한 수비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도 있었지만, 강팀과의 경기일 수록 LG 특유의 농구가 필요했다. 단, 후반 추격 과정에서 보여준 활동력과 수비 조직력은 여전히 좋았다. 안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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