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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일어나지 말아야 할 최악의 참사가 대학농구에서 발생했다.
제37회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가 28일 막을 내렸다. 경북 상주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남대1부 결승전에서 연세대가 한양대를 꺾고 우승하며 올해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시작부터 양팀 선수들의 몸싸움이 치열했다. 그리고 1쿼터 큰 사고가 발생했다. 건국대 주장 가드 정민수가 속공 상황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하는데, 중앙대 포워드 박인웅이 달려들어 공중에서 강하게 정민수와 충돌한 것이다. 정민수는 허리부터 코트에 떨어졌고, 고통을 호소했다.
농구를 하다보면 부상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이 장면은 최악 중 최악이었다. 누구 하나 잘못을 비켜갈 수 없었다.
먼저 파울 장면. 박인웅이 공격을 하다 스틸을 당했고, 속공을 내줬다.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전력으로 달려와 수비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정민수가 손쉽게 레이업슛을 마무리 할 순간이었다. 동업자 정신을 발휘했다면 같이 점프해 공격을 저지하는 선에서 끝났어야 했다. 하지만 느린 화면을 보면 박인웅은 자신의 팔로 정민수를 내리친다. 공은 이미 공중으로 떠난 후였다. 본인은 고의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누가 봐도 큰 부상을 야기할 수 있는 비신사적인 파울이었다.
박인웅의 과격한 플레이만 최악이었나. 먼저 심판. 이 장면을 일반 파울로 처리했다. 무조건 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이 나와야 할 상황이었다. 물론, 현장에서는 박인웅의 동작을 정확히 볼 수 없었을 가능성이 있고, 정민수의 부상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양팀 선수들이 초반부터 거친 가운데 심판콜이 애매해 더욱 불을 붙였다는 평가를 했다.
건국대측은 이 장면에 대한 심판설명회를 요청했고, 대학농구연맹도 당시 일반 파울을 선언한 건 오심이었다는 인정을 했다. 이 경기 후 해당 심판진은 이어진 경기에 배정되지 않았다.
건국대 선수들의 대처도 아쉬웠다. 팀 주장이 다쳤는데, 멀뚱멀뚱 쳐다보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선수 2명만 가서 부상 상황을 살폈고, 3학년 후배 선수 1명은 자신과 동기인 박인웅을 찾아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얘기를 나눴다. 이 선수는 끝까지 주장 선배 상황을 걱정하지 않고 주변만 맴돌았다. 맞서 싸워도 모자랄 판이었다. 건국대 황준삼 감독도 마찬가지. 이 상황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과격한 파울에 동료가 쓰러졌는데, 가만히 있는 건국대 선수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했다. 건국대 선수들은 이 문제가 공론화된 동영상 댓글을 통해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기 전개가 빨라 이 장면을 보지 못했고, 당시에는 큰 부상일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가장 억울한 건 다친 선수다. 정민수는 4학년 가드로 KBL 드래프트를 준비중이었다. 무조건 상위 순번에 뽑힐 선수라면 모를까, 현장 평가로는 2~3라운드 경쟁력이 있는 선수라고 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을 어필해도 프로에 갈 가능성이 반반인데, 요추 골절상으로 수개월을 쉬어야 하는 건 치명타다. 이를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
박인웅은 3학년으로 실력이 좋아 내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선수라고 한다. 박인웅 자신에게도 큰 손해다. 이번 논란으로 자신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기 때문이다. 단순 사고라면 모를까, 비슷한 사건 전력도 있다. 이 문제로 그를 멀리할 구단들이 생길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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