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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맨-수비5걸' 2관왕 최성원 뒤엔 김기만 코치 있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4-22 07:07


사진제공=SK나이츠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뿌듯합니다."

한 시즌을 정리하는 프로 스포츠 시상식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MVP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 한다. 하지만 작은상 수상으로도 감격하는 선수들이 있다. 향후 MVP급 선수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시상식이 20일 열렸다. 나름의 2관왕으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서울 SK의 가드 최성원. 최성원은 이번 시즌 식스맨상 주인공이 됐다. 111표 중 79표를 받아 압도적 차이로 김현호(원주 DB)를 제쳤다. 그리고 각 구단 감독들과 기술위원회가 선정한 수비 5걸에도 이름을 올렸다. 가드 중에는 유일했다.

사실 SK 코칭스태프나 관계자들은 최성원에게 MVP를 주고 싶었을 것이다. 주전 가드 김선형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최성원이 버텨주지 못했다면 SK의 정규리그 공동 1위도 없었다. 김선형이 있어도, 상대 가드에 대한 수비가 필요할 때는 최성원이 선발로 출전했다.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외곽슛을 터뜨리는 등 쏠쏠한 활약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SK에서 두 시즌 연속 가드 포지션 수비 5걸을 배출해냈다는 것. 지난 시즌에는 '수비 스페셜리스트' 최원혁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7~2018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대 디온테 버튼(당시 DB) 압살 수비로 우승을 가져다준 복덩이. 최원혁이 군에 입대하자 최성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두 사람 뒤에는 김기만 코치가 있다. 현역 시절 '로드만'이라는 별칭이 있었던 김 코치는 자타공인 최강 수비수 중 한 명이었다. 상대 주공격수를 물고늘어지는 끈질긴 수비력으로 오래 프로 생활을 했고, 2007~2008 시즌 수비 5걸에도 뽑힌 바 있다.

김 코치는 공격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투지 하나만큼은 발군이었던 최원혁을 눈여겨보고 전문 수비수로 키워보자는 생각을 했다. 최원혁으로 히트를 친 후, 다음 수혜자가 최성원이었다. 김 코치는 "수비력만 놓고 보면 최원혁이 앞섰다. 하지만 최성원은 고려대 시절 공격력도 인정받았던 수준급 선수였다. 최원혁만큼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수비 능력을 끌어올리면 공-수 겸장 주전급 가드로도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최성원이 의욕을 갖고 김 코치와 함께 성실히 훈련에 임했다. 김 코치는 최성원의 발전을 위해, 같은 그룹 SK 핸드볼 선수들을 초청해 스텝 훈련 방법을 배우게 했다. 최원혁 때부터 써온 비밀 무기였다. 김 코치는 "어떻게 하면 상대를 잘 막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지그재그로 스텝을 밟는 일명 '시계스텝'을 연구했다. 자세히 보니 핸드볼 선수들의 스텝과 매우 유사했다. 최성원이 특별 훈련을 잘 받아들였고 수비 실력이 점점 느는 게 눈에 보였다"고 밝혔다. 문경은 감독이 그런 최성원을 시즌 초부터 중용했고, 선수는 그 믿음에 보답했다.


김 코치는 최성원의 2관왕에 대해 "뿌듯하다"고 말하며 "새벽부터 날 깨워 훈련하자고 조른 친구다.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코치로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마지막으로 "아직 한 명 남았다. 최원혁과 함께 군대에 간 이현석이다. 내 현역 시절과 같은 포지션인 포워드인데, 슛도 좋고 열심히 하는 선수다. 군 생활 후 돌아오면 외국인 스코어러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포워드 수비수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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