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BL 히트상품 '농구영신' 특허청 상표출원 받는다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농구영신을 진짜 전매특허로….'

남자 프로농구의 대표 히트상품인 '농구영신'이 한국 농구계의 유산으로 길이 남게 된다.

한국농구연맹(KBL)이 매년 연말 개최하는 '농구영신'을 영구 보호하기 위해 상표권으로 등록하는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KBL과 각 구단들에 따르면 KBL은 지난 12월 17일 특허청에 '농구영신' 상표 출원 신청을 제출했다. 상표 출원은 새로운 상표를 만든 사람이 상표에 대한 고유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국가기관의 인증을 받는 것을 말한다. 특허권, 디자인권 등과 함께 지적재산권에 속하는 상표권은 특허를 받을 때처럼 출원에서 등록에 이르기까지 행정처분을 거쳐야 한다.

'농구영신'은 지난 2016년(해넘이 연도 기준) 탄생해 지금까지 4년째를 맞으면서 KBL의 대표 흥행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농구영신'은 작년 말 부산에서 열린 4회째 경기(KT-LG)때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

2016년 고양에서 열린 1회 경기 6083명, 2회 잠실학생체육관 5865명, 3회 창원실내체육관 7511명에 이어 지난해 7833명의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관중석 규모가 너무 커 덮어놓았던 사직실내체육관의 통천이 5년 만에 걷히기도 했다.

이처럼 '농구영신'은 연말연시의 특수성에, 실내 스포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이벤트로 인기를 끌면서 KBL뿐 아니라 국내 프로스포츠의 대표 브랜드로 정착했다. 다른 나라, 다른 종목에서는 미처 해보지 못한 기발한 시도이기도 했다.

계속된 흥행을 계기로 KBL과 구단들은 '농구영신'을 영구히 계승·발전시킬 방안을 논의하게 됐고 상표 출원을 통해 고유 브랜드로 자산화하자는 아이디어를 찾아냈다. 이에 특허사무소의 자문을 받아 상표 출원을 신청했고 현재 특허청의 심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특허청의 심사 결과가 5월쯤 나오면 상표권 등록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KBL 관계자는 "스포츠의 특정 이벤트 브랜드가 상표권까지 획득하는 경우는 국내에서는 최초다. 프로농구 업계는 물론 농구팬들께도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구영신'은 '농구+송구영신'의 합성어다. 연말연시 단골 사자성어인 송구영신의 '송구'와 발음이 비슷한 '농구'를 합성해 '농구와 함께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귀에 쏙 들어오는 이 단어는 4년 전 KBL 사무국 직원들이 연말 행사를 준비하면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라 한다.

KBL은 "'농구영신' 상표권은 농구 관련 다른 행사에서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보호받지만 다른 종목에서 비슷한 합성어를 사용하는 것까지 제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배구영신', '축구영신' 등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

이와 더불어 KBL은 그동안 홈팀 주최 형식으로 개최한 '농구영신'을 KBL 주관 행사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전창진 KCC 감독이 최근 감독자 회의에서 건의한 데 따른 것이다.

전 감독은 "'송구영신'같은 훌륭한 이벤트를 특정 2개팀의 경기로 끝낼 게 아니라 KBL 주관 아래 더 많은 팀과 팬이 참가하는 축제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선수들은 경기 일정상 어렵다면 10개팀 감독, 단장 등이 모두 참여해 팬들께 세배를 하는 등 이벤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