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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의 이슈분석] 감독이 망친 명승부, 4000여명 팬을 버린 KGC 악몽같은 사보타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0-01-12 12:44


KGC는 연장 1분40초를 버렸다. 한마디로 사보타지다. 프로가 아니다. 사진제공=KBL

KGC가 좀 이상하다.

농구와 팬을 모두 버린 경기를 했다. 극단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그랬다.

11일 안양에서 열린 KGC 인삼공사와 창원 LG 세이커스전. 시발점은 연장 1분40초를 남기고 일어났다. 이재도의 압박수비. 이원대가 볼을 흘렸다. 압박이 빛을 발했다.

여기까지는 너무 좋았다. 농구의 진수를 보는 듯 했다. 두 선수가 모두 쓰러져 볼을 다투는 사이, 이재도가 이원대의 팔을 쳤다. 슬로 비디오로 명확히 나온다.

이때 이재도는 판정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럴 수 있다. 순간적으로 선수는 모를 수 있다. 물론 도를 지나치면 안된다.

이때, 벤치 김승기 KGC 감독이 반응했다. 판정에 대해 박수를 쳤다.

인정을 하지 못하겠다는 뜻의 반대 행동이다. 이전의 애매한 판정에 대한 불만이 쌓여서 나타난 행동. 사실, 이 행동도 약간 지나쳤다. 판정에 대해 박수를 칠수도 있지만,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재도의 파울은 파울이다.

여기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


이때, KGC는 경기를 포기한다. 남은 시간은 1분39초, 87-78, 9점 차다.

그렇게 활발히 움직였던 KGC는 한순간 정적으로 변했다. 형식적으로 공격 제한시간을 흘려보낸 뒤 가만히 서서 공격 포기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힌다. 제한 시간이 다 될 무렵 3점슛 라인 밖에서 무성의하게 3점슛을 던졌다.

상식적이지 않다. KGC의 홈이었다. 4018명이라는 많은 수의 관중이 이 모습을 지켜봤다.

감독이 지시하지 않고서는 코트에서 5명의 선수가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없다.

이날 KGC와 LG는 강한 활동력으로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명승부'에 가까운 경기였다.

최근 심판진의 판정이 애매하긴 하다. 판정 기준은 일관되게 가지고 가지만, 살짝살짝 흔들린다. 단, 특정 팀에 의도적으로 휘슬을 불어주는 '편파판정'은 보이지 않는다.

이날도 애매한 판정이 많았지만, 결정적 부분에서 판정은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올 시즌 판정 콜은 웬만한 몸싸움은 불어주지 않는 '하드콜'이다. 활동력을 극대화한 KGC는 강한 수비를 항상 한다. 올 시즌 전체적으로 판정에서 이득을 봤으면 봤지, 손해를 보진 않았다)

게다가, 판정이 경기를 포기하는 이유가 되어서도 안된다. 코트에서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독려해야 할 사령탑이 판정에 불만을 품고, 1분40초 동안 경기를 '사보타지'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예전의 '악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1997년 프로출범 이후, 심판 판정은 말이 상당히 많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더욱 민감했다. 때문에 그 당시 일부 감독들은 '강한 항의가 팀에 이득을 준다'는 믿음이 강했고, 실제 마지노선을 넘는 항의를 하기도 했다. 당시, 심판진들도 문제가 많았다. 즉, 농구인들이 '농구'에 대한 존중없이, 자신의 '농구 스타일'에만 몰두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쉽게 경기를 버리는 모습이 속출했다. 팬과 농구는 안중에도 없었다.

이제는 이런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최근, KGC는 '이상한 방식'으로 농구단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고위 수뇌부의 '편법'이 구단 운영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 상황에서 KGC의 선전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농구 팬은 안중에 없는 경기를 했다. 비상식적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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