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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아우의 대결. 과연 누가 이겼을까.
사령탑 역시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이상범 DB 감독은 "형제끼리 제대로 붙어보길 바란다. 경기 전 허 훈이 '형을 압박해서 드리블 한 번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는걸 들었다. 허 웅이 '걔는 원래 말만 한다'며 막아 세우겠다고 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많은 스포트라이트. 나란히 선 둘은 많은 관심이 어색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허 웅은 "사실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지 몰랐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많은 관심 속에서 승리하겠다. 형이니까 꼭 승리해서 (동생) 기세를 눌러버리겠다"고 목소리이 힘을 줬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나란히 선발로 코트를 밟은 허 웅과 훈은 시작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허 훈은 경기 전 다짐처럼 강력한 압박으로 형을 막았다. 하지만 '뛰는 동생' 위에 '나는 형' 있었다. 허 웅은 절묘한 돌파와 정확한 슛으로 동생의 수비를 뿌리쳤다. 실제로 허 웅은 2쿼터 종료 1분56초를 남긴 상황에서 동생의 수비를 따돌리고 리바운드 뒤 득점에 성공했다.
기세를 올린 허 웅은 더욱 뜨거운 손끝을 자랑했다. 4쿼터에는 승리의 쐐기를 박는 3점슛을 꽂아 넣었다. 그는 이날 혼자 24점-6도움-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반면, 허 훈은 공수에서 주춤했다. 허 웅이 펄펄 난 DB는 홈에서 80대53 승리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KT는 허 훈의 침묵 속에 올 시즌 최소 득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관심을 모았던 형제의 첫 번째 대결은 형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울산 현대모비스와 서울 삼성의 대결에서는 라건아(28점-12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운 현대모비스가 102대76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현대모비스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4강 플레이오프 직행(정규리그 2위 이상)을 확정했다. 통산 11번째 4강 직행이다.
원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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