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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번영을 함께!' 뜨거운 응원 속에 열린 통일농구 혼합 경기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7-04 18:17


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이 혼합경기에서 점프볼을 하고 있다.?2018.07.04 사진공동취재단

남과 북의 농구 선수들이 코트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장내에는 '아리랑'이 울려퍼졌다.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 첫날 혼합 경기가 열렸다. 지난 2003년 이후 15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통일 농구대회다. 2003년 선수로 참가했던 허 재 감독은 남자 농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다시 평양에 입성했다.

1만2000명 수용 규모인 류경정주영체육관 관중석은 일찌감치 가득 찼다. 관중들은 막대풍선을 부딪히며 힘찬 함성으로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고,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의 모든 플레이에 환호했다. 대형 전광판과 경기장 곳곳에는 환영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이 걸렸다. 선수들의 훈련 시간부터 '반갑습니다', '아리랑'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노래가 흘렀다. 경기중에는 악단이 '고향의 봄', '소양강 처녀' 등을 연주해 흥을 돋웠다.

혼합 경기는 남과 북의 선수들을 합쳐 '평화'와 '번영' 두 팀으로 나눠 대결을 치르는 방식이다. 경기는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을 따랐고, 심판도 국제 규정대로 3심제를 적용했다. 여자부 경기는 남측 심판 2명(주심 포함), 북측 심판 1명이 진행했다. 경기 상황을 관중에 전달하는 장내 아나운서는 베테랑 장내 아나운서 박종민씨가 맡았다. 박씨는 현장에서 농구 용어를 북측 기준으로 설명하며 관중들의 이해를 도왔다. 리바운드는 '판공 잡기', 퍼스널 파울은 '개별 선수 반칙', 트레블링 바이얼레이션은 '걷기 위반', 사이드라인은 '측선'으로 전달됐다.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남측 라틀리프 선수와 북측 김국성 선수가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2018.07.04 사진공동취재단
먼저 여자부 혼합 경기가 열렸다. 이문규 남측 대표팀 감독과 정성심 북측 대표팀 코치가 지도하는 번영팀과 장명진 북측 대표팀 감독과 하숙례 남측 대표팀 코치가 이끄는 평화팀이 경기를 펼쳤다. 번영팀에는 박혜진(우리은행)을 비롯해 박지현(숭의여고) 김한별(삼성생명) 염윤아(KB스타즈) 강이슬(하나은행) 곽주영(신한은행)이 남측 대표로 포함됐다. 북측 선수 중에서는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컨 득점왕인 센터 로숙영을 필두로 장미경 김혜연 박옥경 정순화 고은경이 호흡을 맞췄다.

이에 맞선 평화팀에는 박하나(삼성생명) 임영희 최은실(이상 우리은행) 심성영(KB스타즈) 고아라(하나은행) 김소담(WKBL)과 북측 리정옥 박진아 김류정 김은정 홍련아 공수연 등이 함께 했다.

승패가 중요하지는 않은 경기지만, 양팀은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에 화답하 듯 초접전 승부를 벌였고, 번영팀이 103대102로 승리를 거뒀다. 번영팀에서는 로숙영(18점) 김한별(19점) 강이슬(12점) 등이 활약했고, 남측 선수 가운데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인 박지현은 6점을 기록했다. 평화팀에서는 리정옥이 이날 경기 개인 최다인 28점을 올렸다.

여자농구 대표팀은 다음달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을 구성할 예정이라, 이날 경기는 미리 손발을 맞춰보고 서로의 실력을 직접 파악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이 혼합경기를 평양 주민들이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šœ2018.07.04 사진공동취재단

이어 남자부 혼합 경기가 열렸다. 남측 허 재 감독과 북측 안용빈 코치가 평화팀을 맡고, 북측 리덕철 감독과 남한 김상식 코치가 번영팀을 지휘했다. 평화팀에는 리카르도 라틀리프(현대모비스)를 비롯해 박찬희(전자랜드) 최준용(SK) 최진수(오리온) 허 웅 이승현(이상 상무) 등 남측 선수들이 북측 김청일 김남일 원윤식 최류리 정성일 김국성과 호흡을 맞췄다. 번영팀에서는 이정현(KCC) 이대성(현대모비스) 정효근 강상재(이상 전자랜드) 김준일(상무) 허 훈(KT)이 북측 최성호 조진국 신금별 김철명 장금철 김진영과 함께 뛰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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