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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체육교류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농구. 오는 7월 4,5일 북한의 평양에서 남녀 대표팀이 북한과 '통일 농구'를 펼친다. 1999년과 2003년 교류전을 가졌고 이번에 15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대표팀이 남북 교류전에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현실의 벽이다. 당장 6월 30일까지 아시안게임 엔트리를 제출해야한다. 즉 단일팀을 만들기 위해선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엔트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일팀을 만들기 위해선 양측의 선수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북한 농구가 국제 무대에 많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남자의 경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국제대회에 나오지를 않았다. 그래서 농구계에서 북한 선수에 대한 데이터가 전혀 없다. 누가 뛰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당장 단일팀을 구성하기는 쉽지 않다는게 농구계의 생각.
한국은 당시 예선 B조여서 A조였던 북한과는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북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고, 재능이 있는 선수를 발견했다.
당시 대회를 지켜봤던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북한에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2∼3명 정도가 있어 단일팀을 만들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같다"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대회에서 득점왕에 올랐던 로숙영(25)이 가장 눈에 띄는 선수였다. 1m81로 작은 키임에도 센터로 활약했는데 6경기서 121점을 넣어 평균 20.2점을 기록해 참가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했다. 높은 득점력에 6.2리바운드에 3.3어시스트로 북한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했다. 포워드로 활약한다면 공격과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가드 중에선 김향옥(29·1m68)이 눈에 띄는 선수다. 아시안컵에서 경기당 10득점, 2.8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피드가 좋고 득점력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부상으로 4경기에만 출전해 평균 9.3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박향정(26·1m73)도 좋은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WKBL의 경우 남북 단일팀 구성에 찬성하고 있다. 대표팀 전력이 향상될 수 있고, 단일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여자농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가지고 있다.
대한체육회와 정부에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단일팀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남녀 모두 단일팀이 만들어진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여자팀만이라도 구성되길 농구계에선 희망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