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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김선형(서울 SK 나이츠)이 라이벌 서울 삼성 썬더스로 FA 이적을 했다면?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이 선수들의 팀 잔류는 어느정도 예상됐었다. 비정상적인 현행 FA 제도 때문. 말은 자유계약 자격을 갖춘 선수들인데, 자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없다. 선수가 원소속구단과 계약하지 않고 시장에 나가면,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팀 중 첫 번째 연도 가장 높은 연봉을 제시한 팀에 낙찰을 당하는 방식이다. 제시 보수 최고액 10% 이내에서 제시 팀들이 중복되면 그 때야 팀을 선택할 수 있다. 어디서 뛸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장에 나갈 수 없다. 지역, 팀 분위기 등 자신과의 상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그들이 자신에게 얼마의 보수를 안길 지도 모른다.
또, 보상선수 규정도 애매하다. 만 35세 미만과 전년도 보수 순위 30위 이내를 동시에 충족하는 선수를 영입하는 팀은 보상선수 1명과 전년 보수 50%를 내줘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보호 선수는 영입 선수 포함, 4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 선수를 영입하다 당장 다른 포지션 주요 선수 구멍이 나버린다. 농구는 팀 조직력이 중요한 스포츠인데, 한 자리 큰 구멍이 생긴다고 생각할 바에는 FA 대어 영입 자체를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화젯거리 생산 여부를 떠나 선수들의 권리 침해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더 좋은 대우를 받고 뛰고 싶은 팀에서 뛸 기회가 없는 프로는 비정상적이다. 하지만 샐러리캡(23억원)과 보상 선수 제도 등의 한계에 우리 프로농구가 바뀔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차라리 FA 자격을 주는 시즌을 5시즌에서 조금 더 늘리고, 진정한 FA 선수로 당당한 요구를 하고 그들이 그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