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허웅-김주성-허재 전감독, 형으로 이어진 인연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2-25 11:05


동부 허 웅이 24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전에서 주태수의 수비를 제치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원주 동부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동부는 지난 24일 인천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전자랜드를 86대79로 물리치고 4연승을 달렸다. 삼성, KGC와 공동 3위까지 뛰어오른 동부는 선두 모비스와의 승차를 5경기로 좁혔다. 그러나 3위 그룹과 6위 KCC의 승차가 0.5경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위권 싸움은 당분간 안개정국을 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동부가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고 보고 있다. 교체 외국인 선수 웬델 맥키네스가 힘을 불어넣으면서 팀 플레이가 살아나고 있고, 신구 선수들간의 조화도 한층 안정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초 최하위에서 3위까지 치고 올라온 원동력을 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상승 요인을 꼽으라면 맏형 김주성과 젊은 가드 허 웅의 콤비 플레이다.

두 선수는 이날 전자랜드전에서 각각 14득점, 20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김주성은 77-79로 쫓기던 경기 종료 직전 천금같은 3점슛을 꽂아넣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허 웅은 고비마다 3점포를 비롯해 득점을 올리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김주성은 통산 1000블록슛에 2개를 남겨놓고 있는 KBL의 살아있는 전설이며, 프로 2년차인 허 웅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으로 정상급 가드로 성장중이란 평가다.

허 웅을 바라보는 김주성은 흐뭇하기만 하다. 김주성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웅이가 올시즌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원래 가지고 있던 재능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다만 기량이 올라온만큼 팀플레이에서도 좀더 잘 했으면 한다. 그러나 수비나 공격에서 부족한 것은 시즌이 흐르면서 팀에 녹아들면 해결될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칭찬을 쏟아냈다.

허 웅에게 김주성은 어린 시절 '삼촌'이었다. 허 웅은 허 재 전 KCC 감독의 아들이다. 허 전 감독은 선수 시절 1998~1999시즌부터 2003~2004시즌 후 은퇴할 때까지 동부의 전신인 TG삼보에 뛰었다. 김주성은 중앙대를 졸업하고 2002년 TG삼보에 입단해 허 전 감독과 두 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그 시절 허 웅은 초등학생이었다. 아버지 경기를 보러 농구장에 가면 김주성과 친하게 지내곤 했는데 그때 삼촌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은 어떻게 부르냐는 질문에 허 웅은 "어릴 때 농구장 가면 삼촌이라고 불렀다. 입단해서도 삼촌이라고 불렀는데, 어떻게 부를까요 했더니 형이라고 부르라고 하셨다"고 했다.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김주성은 "나도 13년전 입단했을 때 당시 허 재 선배님한테 물었다. 선배님이라고 불러야지 하는지 형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그냥 형이라고 불러'라고 하시더라"면서 "웅이도 물어보길래 그냥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허 전 감독과 김주성이 14살 차이이고, 김주성과 허 웅 역시 14살 차이이다. 14년 후배 허 웅을 바라보는 김주성의 시선은 흐뭇해보였다.

한편 올스타 팬투표 1위에 오른 허 웅은 "작년보다 실력이 늘어서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엄마랑 동생은 축하한다고 했는데, 아빠는 '네가 어떻게 1위를 했냐'며 웃으시더라. 그러면서 축하한다고 해주셨다"고 했다. 허 전 감독은 선수 시절 한 번도 올스타 팬투표서 1위를 한 적이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