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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흔들리는 빅3, 위협하는 다크호스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2-20 08:35


19일 현재 순위표를 보자. 1위 모비스와 6위 동부와의 승차는 5.5게임이다.

31~32경기를 치렀다. 전환점을 돌았다. 하지만 아직도 반등의 기회는 많다. 각팀 마다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팀당 22~23경기 정도가 남아있다.

때문에 5.5게임 차는 산술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1위 모비스만 조금 여유가 있다. 2위 오리온과 2.5게임 차다. 반면 2위 오리온부터 4위 삼성까지 1게임, 삼성부터 6위 동부까지 0.5게임 차로 다닥다닥 붙어 있다.

최근 경기력을 가만히 살펴보면 체감 경기차는 더욱 좁아진다.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빅 3, 모비스와 오리온, KGC는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각각 다른 이유지만, 위협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그 뒤를 바짝 뒤쫓는 삼성, KCC, 동부는 팀 전력을 정비해 연승 행진을 벌이고 있다. 과연 앞으로 순위권 싸움은 어떻게 전개될까. 남은 경기의 변수는 뭘까.


모비스와 LG의 경기장면. 빅터 커스버트의 호쾌한 덩크 장면. 사실상 모비스가 어설픈 LG의 끝내기 실책만 없었다면 패한 경기였다. 사진제공=KBL
흔들리는 빅 3

모비스는 17일 삼성에게 72대73,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모비스는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역대 최다인 2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그 기록이 깨졌다.

19일 LG전에서는 혼쭐이 났다. 경기내내 밀리다가 상대의 실책에 편승, 83대81로 겨우 이겼다. 문제는 경기내용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다. 양동근의 허리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 게다가 송창용 김종근 등 핵심 백업진이 빠진 악영향도 있다. 상대적으로 4라운드 이후부터 상대팀의 전력이 짜임새가 좋아진 부분도 있다.

선두를 질주하던 오리온은 에이스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가 빠진 이후 급추락하고 있다. 헤인즈 부상 이후 2승8패다. 화려한 포워드진은 헤인즈가 빠지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 심각한 부분은 조직력 자체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다. 헤인즈의 복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지난 11일이 복귀 예정일이었지만, 부상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KGC는 찰스 로드가 흔들렸다. 가족들의 교통사고로 여동생이 사망했다. 18일 오리온전에서 분투했던 로드는 19일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 과정에서 KGC의 강했던 조직력은 많이 흔들렸다. 골밑에서 로드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오세근, 마리오 리틀, 강병현 등이 모조리 흔들렸다.

이정현과 박찬희, 그리고 오세근마저 가세, 급격한 상승세를 탔던 KGC는 최근 부진으로 인해 선두권 도약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오히려 삼성, KCC, 동부에게 ?기는 신세가 됐다.

최근 경기력을 보면 모비스와 오리온, KGC는 강해 보이지 않는다. 단기간에 회복될 것 같지 않은 부분이 더욱 큰 문제다.


삼성은 언더사이즈 용병 에릭 와이즈의 합류로 전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 같다. 4연승으로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위협하는 다크호스들

삼성은 모비스와의 질긴 악연을 드디어 청산했다. 4연승 째다.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언더사이즈 빅맨 에릭 와이즈가 합류하면서 삼성의 전력이 더욱 안정화됐다는 점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수비와 리바운드에 강점이 있는 와이즈는 모비스의 묵직한 골밑을 고비마다 막아내며 보이지 않는 공헌도를 높혔다. 특히 커스버트 빅터의 골밑 슛을 좋은 수비로 무산시키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즉, 와이즈가 들어오면서 삼성은 40분 내내 리카르도 라틀리프, 김준일, 문태영 등과 함께 상대팀의 골밑을 장악할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됐다. 김준일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유가 늘어나면서, 골밑에서 오히려 더욱 강한 집중력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이점이 생겼다. 이 부분은 확실하 상대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모비스와의 맞대결에서도 경기내용에서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우위에 있었다.

KCC 역시 허버트 힐을 트레이드하면서 골밑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리카르도 포웰을 내보내면서, 안드레 에밋을 중심으로 한 집중력있는 공격력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결국 포웰을 영입한 전자랜드와 힐을 데려온 KCC는 윈-윈 트레이드다.(물론 꼼수 트레이드이긴 하다. 대체 선수지만 허버트 힐은 1순위, 포웰은 2순위다. 1순위와 2순위를 트레이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KBL은 당초 1순위와 2순위, 장신과 단신의 트레이드는 없는 것으로 원칙을 정했지만, 이 트레이드를 승인하면서 대체선수의 월봉은 2순위 외국인 선수와 같으므로 용병 샐러리캡에 어긋나지 않아 승인했다고 밝혔다.)

확실히 최근 KCC의 경기력을 보면 골밑을 보강하면서, 안정감이 느껴진다. 인사이드에는 하승진과 힐, 외곽에는 에밋과 전태풍, 김태술 등이 버티면서 KCC의 약점인 수비 보강을 위한 신명호 정희재 등의 기용 효과도 좋아지는 시너지가 생겼다.

동부는 웬델 맥키네스가 절정이다. 동급 최강의 파워로 상대를 공략한다. 여기에 김주성의 노련한 2대2가 돋보인다. 맥키네스가 골밑을 헤집으면, 김주성이 바깥에서 버티면서 적중률높은 3점포를 터뜨린다. 물론 플레이오프에서 빅맨인 김주성이 3점슛 의존도가 늘어나면 독이 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맥키네스의 인사이드, 김주성의 아웃사이드 공격은 확실히 효과적이다. 고질적인 부상을 달고 사는 윤호영이 언제 복귀할 지 모르는 게 미지수지만, 허 웅과 두경민의 외곽도 탄탄하기 때문에 동부의 전력도 무시할 수 없다.


오리온의 절대과제는 헤인즈가 정상적인 몸상태로 돌아와야 한다는 점이다. 각 팀은 디테일한 약점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 때문에 맞대결에서 디테일한 약점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사진제공=KBL
누가 약점을 메울까

1위부터 6위까지를 보면, 미세한 약점들이 모두 있다. 즉, 절대적 강자는 없다.

모비스는 백업 선수층이 부족하다. 김종근과 송창용이 돌아온다고 해도 백업층의 수준은 상대팀보다 낫지 않다. 활용도의 측면에서 유재학 감독은 100% 효율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력의 한계가 있는 지점이다.

오리온은 헤인즈가 복귀한 뒤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KGC 역시 팀이 만들어지려는 시점에서 찰스 로드가 이탈,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삼성은 가드진이 여전히 약한 편이고, KCC는 내외곽의 수비에 미세한 약점들이 많다.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 그리고 로드 벤슨의 내구성이 문제다. 스케줄에 의한 체력적 민감함이 있다. 때문에 상대가 체력전을 펼칠 경우, 에너지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

일단 중위권의 '반란 모드'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디테일한 약점을 순간순간 누가 메우느냐에 따라 희비가 결정된다. 순위 판도가 변하려는 시점에서 얻는 1승과 당하는 1패는 시즌 판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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