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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미디어데이, 올해도 우리은행은 '공공의 적'!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10-19 13:52



19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6개팀 감독들과 주요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할머니들은 이제 갈 때가 됐다", "수명이 다 됐다"

큰 웃음이 나왔지만, 농담 속에 '뼈'가 있었다. 그만큼 우리은행에 대한 경계감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19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 프로농구' 미디어데이는 역시 올 시즌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을 넘어서겠다는 각오가 대부분이었다. '공공의 적'을 넘어서지 않고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였다.

'어록 제조기'로 유명한 KEB하나은행 박종천 감독은 우리은행 주전 대부분이 노장인 것을 감안, "할머니들은 가라"며 도발을 했다. 다른 감독들뿐 아니라 행사장에 함께 모인 6개 구단 선수들도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다른 감독들도 이에 합세했다. 4년만에 여자농구에 다시 복귀한 KDB생명 김영주 감독은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싶다"고 말했고,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은 "우리은행에 3년간 당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밟아주도록 하겠다"는 굳은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위 감독에게 "'박수 칠 때 떠나라'라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까지 나왔다. 이에 위 감독은 "그 어느 시즌보다 백중세라고 본다. 5개팀 모두 각오가 대단하신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박수를 더 받고 싶다. 아직은 떠날 때가 아니라 본다"며 받아쳤다.

3년전 통합 7연패에 도전하는 신한은행을 꺾고 혜성처럼 통합우승을 달성한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계속 정상을 지켰다. 매년 공격을 받고 있지만 강한 체력과 경험, 그리고 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지도력으로 이를 잘 막아내고 있다.

하지만 위 감독의 말대로 올 시즌은 상당한 혼전이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큰 변동이 없는 반면 다른 팀들은 '변화'를 모토로 준비를 해온 것. 일단 KDB생명과 삼성생명은 김영주 감독과 임근배 감독을 새롭게 영입, 틀을 바꿨다. 김영주 감독의 경우 예전 KDB생명에 있을 때 끈끈한 수비와 조직력으로 강팀을 만들었으며, 임근배 감독은 남자농구 모비스에서 코치로 활동하며 유재학 감독을 도와 여러번 우승을 일궈냈다. 김 감독은 "여자 선수들도 이제 과감한 몸싸움, 그리고 화려한 스킬을 보여줘야 한다고 본다. 공격과 수비에서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임 감독은 "너무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다. 국내 선수들, 그리고 젊은 선수들로 팀 컬러를 개편했으니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6개팀 가운데 가장 젊은 팀이라 패기가 넘친다. 박종천 감독은 "지난 시즌은 세대교체의 변화였다면 올해는 이제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승리를 통해 즐거운 농구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쉽게 준우승을 한 KB스타즈는 서동철 감독이 담낭 제거 수술 후 후유증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가운데 박재헌 코치가 나섰다. 박 코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것이 더 뭉쳐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외곽슛이 뛰어난 '양궁농구'에다 올 시즌은 강한 수비로 다시 우승을 정조준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경기 규칙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볼이 상대팀 링에 터치된 후 컨트롤하던 같인 팀이 다시 볼을 잡았을 때 기존 24초로 다시 재조정됐지만 FIBA 규정에 따라 14초만 주어지게 되면서 좀 더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가 예상된다. 또 테크니컬 파울의 경우에도 기존 투샷(shot)과 소유권 부여가 아닌 원샷과 소유권으로 조정했다. 비디오 판독 규정도 좀 더 확대됐다. 여기에 6개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절반인 6명이 새로운 얼굴이기에, 이들의 활약 여부가 팀 성적으로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디어데이에 앞서 WKBL(한국여자농구연맹)과 KDB생명은 올 시즌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여자 프로농구는 오는 31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리는 KDB생명과 KEB하나은행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화요일을 제외한 매주 6일간 펼쳐진다. 특히 주말에는 경기 시작 시간을 오후 7시에서 오후 2시로 변경,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도록 배려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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